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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봉사라는 단어는 친근해 졌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개인은 물론 모임과 직장단위에서도 쉽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매일 매일 남을 위해 봉사하고 또 남으로부터 봉사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빨간 신호등을 보고 정지선을 잘 지켜 차량을 멈춘 운전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한 일 일수도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도 상대가 즐거워한다면 때로는 봉사로 볼 수도 있겠다. 이처럼 봉사는 일상적인 것이며 독일의 대문호인 에리힉 프롬은 '인간은 봉사할 때를 빼고는 철저히 고독하다'고 말하여 인간의 삶 자체가 봉사임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한사람이 사는데는 1천명의 이웃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식량을 재배하는 사람, 옷을 만드는 사람, 집을 짓는 사람의 도움 등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이 남을 도우려는 정신은 자기가 살기 위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능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불변이라고 한다. 이런 인간의 본능이 봉사이며 이러한 봉사는 인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데 없어서는 안 될 가치 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가 봉사에 관심을 갖는 일은 무척 고무적이다. 하지만 봉사가 하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아무나에 의해 어떤 조심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 또한 아니다. 봉사활동에 대한 참여동기가 사회적인 책임의식 보다는 자기의 이기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사회적 약자인 수혜자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으며, 이런 변질되고 도구화된 봉사활동은 무댓가성이라는 봉사의 중요한 특징을 훼손시켜 불신을 사기도 하고 그 순수성 자체를 의심받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무슨 잔치니, 무슨 위문이니 하여 연례적이고 단발적인 요란한 봉사활동 현장을 목격한다. 요즘은 이러한 봉사활동이 봉사의 전부인양 인식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주류로 자리 잡아 가는 느낌마저 든다. 봉사는 그저 하기 편하게 한두번하고 마치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수혜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하는 것이다. 진정한 봉사란 앞서 말한 자원봉사자들이 한 것처럼 지속성을 갖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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