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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는 '화학의 날'이 있다. 6년 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고 국가도 2년 후에 '화학산업의 날'을 지정했다. 드디어 울산에도 화학 분야 국내 최고 국책 연구기관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3월 22일 '제6회 울산 화학의 날'에 개소식을 맞은 한국화학연구원 신화학실용화센터다. 처음부터 이 일을 총괄해 온 이동구 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공부했고 대전에서 젊은 시절을 바쳤으며 울산에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2008년 울산명예시민증을 받은 자타가 공인하는 '울산맨'이다.

 

# 국내 유일 화학분야 국책연구기관
현재 한국화학연구원은 대덕R&D특구가 있는 대전에 소재해 있다. 국내 유일의 화학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 화학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을 창출하기 위해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화학(연)은 첨단 화학기술 연구개발과 성과확산을 통해 국내 화학산업을 선도해 왔으며 산학연 협력의 중심기관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1976년 처음 개원한 이후, 모두 5,000여 건의 각종 지식재산권을 국내외에 출원하였고 383 건의 원천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했다. 화학(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들은 이 기술을 활용하여 총 6조6,000억 원의 직접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연구성과 3개가 동시에 선정된 것을 비롯하여 신개념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불소계 윤활유 제조공정 상용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

   
지난 2008년 10월 1일 '울산 시민의 날'에 울산명예시민증을 받는 이동구 센터장

 울산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최초 '촉매 이용 나프타 분해공정' 기술은 지난해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도전과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1월에는 중국시장 수출에 성공해 우리나라가 기술 수출국으로서 국격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 '산업의 쌀' 화학산업
이동구 센터장은 "우리 몸의 70%가 물이듯, 우리가 지닌 소지품의 70%는 화학제품이다"며 "입는 옷, 아프면 먹는 약,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농약과 비료. 그러나 우리는 화학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도, 항상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도 화학소재를 제외하면 남는 건 금속뿐이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종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 디스플레이. 이것들이 없으면 너무나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라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개 사람들은 생활이 편리해진 이유가 자동차는 자동차산업, 컴퓨터·핸드폰은 전자통신산업, 옷은 섬유산업처럼 해당 산업의 발전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 내면, 화학의 뒷받침 없이는 아무 것도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화학산업을 '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또 최근 가전제품 생산 패턴이 빠르게 디지털화?슬림화·고급화되는 추세인데, 이 생산패턴의 변화도 원료로 쓰이는 화학제품의 우수한 가공성과 성형성 때문이라 덧붙였다. 이처럼 다가오는 미래에도 고령화, 자동화, 인간의 삶의 질 향상 욕구 등 전 영역에 걸쳐 절대적으로 기여할 화학은 중요하다.

   
▲ 울산화학의 날 기념 및 한국화학연구원 신화학실용화센터 개소식이 22일 울산테크노파크 내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울산-여수-대산 교류 추진
신화학실용화센터가 또 한 가지 집중하고 함께할 분야는 울산의 효자산업인 석유화학 고도화이다. 그 이름은 '루피'(RUPI, Roadmap for Ulsan Petrochemical Industry). '루피'는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의 애칭이다. 무려 75개의 회사들이 참여하여 만든 종합청사진이다.

 우리나라에는 석유화학 3형제가 있다. 1972년에 맏형인 울산석유화학단지가 경상도에, 1979년에는 둘째인 여수석유화학단지가 전라도에, 그리고 막내인 대산석유화학단지는 1991년에 충청도에서 각각 태어났다. 이 센터장은 "각자 출생지가 달라 자주 만나질 못 했으나 이제는 맏형인 울산이 주축이 되어 교류를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석유화학은 자동차, 조선과 더불어 울산 3대 주력산업이라며 지금도 석유화학이 울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산액, 수출액 모두 5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숙기, 포화기에 도달한 울산 석유화학단지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센터장은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히며 그것이 루피 보고서에 담겨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먹거리는 더욱 보기 좋고 먹기 좋게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 연구하고 도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한국화학연구원 신화학실용화센터 개소식에서 이동우 센터장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신문자료사진

 그는 '루피'는 자동차 및 조선산업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고 산업수도를 뛰어넘어 글로벌 허브도시로 발돋움하는 촉매 역할이며 특히 산업단지 내 공장간 담장을 허물어 단지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 올해 화학-자동차 융합 포럼 개최
이동구 센터장은 한국화학연구원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화학분야 연구개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가대표 연구기관이 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화학(연)은 우리나라 산업화 50년을 이끈 울산에서, 우리나라 화학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다져 나간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산업 융합형 그린정밀화학소재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며 대전 본원에서 이 분야의 베테랑 연구책임자 4명이 내려온다고 밝혔다. 또한 본원에 있는 연구원 중에서도 울산 지역에 연고가 있는 연구원들도 함께 내려온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신규채용 연구원들은 가능하면 울산과 동남권 인력을 채용해 연구인력 고용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금년 정부선정 임무형 주요사업으로 연간 20억원씩 5년간 총 100억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향후 중장기 계획을 다 밝히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만 말하면 금년 중으로 울산의 1,2위 산업인 화학산업과 자동차산업의 융합포럼을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카와 그린정밀화학소재의 만남. 여기에는 에너지절감, 친환경, 경량화, 글로벌화, 편리함 등 미래 핵심 트렌드가 다 포함된 소재 개발이 주목적이라 말했다.

 이 센터장은 향후 울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화학 허브도시로 발전하기 위하여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분야 국내 최고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 화학분야의 산·학·연·관·정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갈 수 있는 범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 화학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 주역 기대
한국화학연구원 이동구 센터장은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역사는 울산에서 싹이 터서 울산에서 꽃을 피웠고 이제는 울산에서 열매를 거둘 순서라고 밝혔다. 그는 어느 곳보다 먼저 울산은 힘든 결정과 함께 모험을 시작했고 오랜 시간 울산시민들은 묵묵히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 결과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서, 또 전국 최고 수준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을 자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소비국이라며, 이 에너지의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향후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가 안게 될 부담은 엄청나다고 했다. 그는 환경위기에 따른 변화는 화학산업에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또한 그는 환경사업은 대부분 화학의 대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며 화학이 앞장서서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과 역할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어 주기도 할 것이라 밝혔다. 위기는 곧 기회라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역으로서 화학 앞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화학산업이 그동안 축적하고 또 개발하고 있는 녹색기술은 미래한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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