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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는 모든 것에는 그것을 기획하는 사람의 마음, 진정성이 담겨있다. 얼마나 간절하고, 얼마나 정성을 들였느냐에 따라, 창조의 가치가 달라진다.

   
▲ 울산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 정재화 사무국장이 '산업의 두드락(樂), 쇠부리 울림으로' 주제로 열리는 제8회 울산쇠부리축제를 기존 쇠체험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며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며 미소를 짓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축제도 마찬가지다. 봇물 쏟아지듯,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지는 5월. 울산 북구에서도 지역사와 문화재를 담은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쇠부리 축제다. 특히 올해는 축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를 따로 구성해 축제의 내실화를 다졌다고 한다.

축제가 얼마나 흥미로울지는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밝은 표정에서는 축제의 즐거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산업의 두드락(樂), 쇠부리 울림으로'. 딱 그 주제가 맞다. 축제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만난 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 정재화(40) 사무국장에게서 축제의 핵심인 '樂'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호계 출신 연극 배우 애향심으로 사무국장 수락
"이번 쇠부리축제는 축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연장선의 시작점입니다. 지역민이 함께 문화를 다져나가며 디딤돌을 쌓는거죠"
 기존 '쇠 체험'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자신있게 축제를 소개하는 정 사무국장. 그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같이, 쇠부리 축제에 대한 신념도 굳고 또렷했다.
 "쇠부리 축제는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신생 축제이기에, 변화에 대한 도전도 과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쇠부리 축제도 좋았지만, 이번 축제는 '쇠부리'의 특징을 살리면서, '시민들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신경을 썼습니다. '정크아트', '나만의 쇠부리 T셔츠 만들기', '와이어 공예체험',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추억의 학교'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죠"

 그의 도전은 그가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더욱 과감해 보였다. 지난 1998년부터 '극단 새소래'의 단원으로 활동해온 것. 울산지역의 연극 문화에도 한 획을 그은 그는 지난 2009년에는 경주 시립극단으로 자리를 옮겨 상임단원으로 활약을 펼쳤다. 그런 그가 돌연 쇠부리 축제 사무국장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고향에 대한 애착' 때문이었다. 자신의 자질을 발휘해 고향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타지에서 몇 년간 생활하다보니 고향이 매우 그리웠습니다. 제 고향이 '호계'거든요. 울산에서 자라 10여년간 연극 활동을 해 온 만큼 고향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죠. 그 애정을 이번 축제에 모두 쏟아 부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북구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도 함께 참여해 더욱이 '지역애'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이의립 선생 재조명 등 3가지 테마
올해 축제는 '쇠부리 역사', '구충당 이의립 선생 재조명', '참여와 나눔' 등 3가지 테마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눈 여겨 볼 행사는 조선시대 부국각병의 근간을 구축한 과학자이자, 경제인 구충당 이의립 선생의 일대기를 알리는 창작뮤지컬 '불매의 혼, 구충당 이의립'이다.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북구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탤런트 최주봉 씨를 비롯해, 최성원, 박승태, 이채경 씨 등이 열연해 이의립 선생과 달천철장의 역사를 알린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던 '대장간 체험'은 '두두리 마을'로 이름을 바꾸고, 전통양식의 마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현장감 넘치는 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12일 울산 자동차의 날을 기념해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쇠부리 모형자동차 경주대회'는 울산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 모형자동차 동호인 100여명이 모여 경연을 펼친다.
 또 전국의 대학원생과 울산지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쇠부리 스틸아트, 정크아트 공모전, 아트마켓 인 쇠부리, 와이어 공예, 에코체험 등 40여개의 체험 행사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축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체험을 '유료'로 전환시켰다는 것이다. 체험비에 대한 보상은 바로 프로그램의 질. 돈을 받는 만큼, 체험을 하고 얻어가는 무언가를 꼭 전해주고 싶단다. 체험하는 그 순간만이 아닌, 돌아가서도 여운과 지역문화에 대한 깨달음을 남기는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안겨주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축제에 놀러 오신 시민 분들은 어쩌면 의아해 할 수 도 있습니다. 왜 체험을 하는데 돈을 줘야 하냐며 반발하시는 분도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축제를 지켜봤을 때, 공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그 순간뿐이었습니다. 특히 쇠부리 축제에서는 그 순간의 흥미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시민들에게 달천철장의 역사성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유료체험에 대한 수익금은 모두 '쇠부리 축제'의 이름으로 지역 복지재단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시민들은 체험과 지역 역사를 얻어가고, 또 사회공헌도 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공모전 통해 시민 참여 유도
정 사무국장은 이번 축제의 또 다른 핵심으로, 전국 대학생들과 울산지역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쇠부리 스틸아트, 정크아트 공모전을 꼽았다.
 우선, 스틸아트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일명 '스펙'을 쌓는데 도움을 줌은 물론, 쇠부리 축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데서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단다.

 정크아트는 울산지역의 초, 중, 고등학생들이 재활용품 등을 이용해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추진위에서는 오는 6일 예선에서 선발된 학생들을 모아 직접 조형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일방적으로 보여주기 식의 축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축제의 테마 중 하나가 '참여'인 만큼, 공모전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죠. 학생들의 방학, 개학 시기와 맞물려 참여도는 좀 낮았지만, 첫 시도라는 것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쇠부리 축제가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됐으면 합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 많다. 스틸아트, 정크아트 공모전과 함께 첫 선을 보이는 또 다른 프로그램은 바로, '2012 무룡산 차돌이배 모형자동차 경주대회'다. 오는 12일 울산 자동차의 날을 기념해 축제와 함께 꾸려진 프로그램으로, 현대자동차가 후원한다.

 "전국 30개팀 100여명의 선수가 참여해 박진감 넘치는 모형자동차 경주대회를 펼칩니다. 모형자동차도 철의 한 요소가 들어가니까, 어쩌면 쇠부리 축제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겠네요. 북구보건소 앞 일원에서 경연을 펼칠 예정인데, 안전한 경기를 위해 우선 12일에는 연습주행과 정비를 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개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13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본선경기를 치루죠. 실제 자동차보다는 훨씬 작은 모형자동차이지만, F1경기만큼의 스릴감을 전해줄 것입니다"

# 연극 축제 공통점 '관객과의 소통'
연극배우 출신인 정 사무국장이 말하는 연극과 축제의 교차점은 무엇일까.
 그는 '기획자가 대상에게 바라는 점이 분명한 것'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관객과 축제 참가자들에게 흥미로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연극과 축제의 목적이고, 두 행사 모두가 관객과 소통하고 호흡함으로써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극의 경우에는 어느 부분에서 어떤 장면이 연출돼야하는지 머릿속에 훤히 그려지지만, 처음 기획하는 축제는 또 다르더라구요. 아무래도 규모가 크고, 보다 총체적으로 기획을 해야하니까 더욱 신중해야 했습니다. 또 연극은 공연을 보겠다는 관객과 배우 간의 확실한 약속이 있지만, 축제는 아무래도 공연보다 확실한 기대감이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같은 점이라면 주어진 시간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감흥을 느기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죠. 어쨌든 시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면에서는 같으니까, 연극배우 출신이라도 재밌게,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축제를 준비하는 4개월이라는 시간은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좀 더 내실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은데, 그 만큼 채우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러나  올해 축제는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니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쇠부리축제의 가치를 빛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 출범 후 처음으로 준비한 제8회 쇠부리 축제가 울산 시민들의 에너지가 되고, '樂'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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