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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룩 주룩 주룩 주룩
까치 둥지에 비가 내려

엄마 까치 날개 펼쳐
아기 까치 우산 되지요

콩알 같은 빗방울
이마 때려도 엄마는 꿈쩍 않아요

온종일 비가 내려요
주룩 주룩 주룩 주룩

■ 감상노트
엄마라는 이름에는 따뜻한 냄새와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구수한 밥 냄새, 향긋한 비누 냄새, 때로는 몰래 흘리는 눈물 냄새까지도 향수에 젖게 합니다. 모든 것이 코끝이 찡해지는 사랑의 냄새이지요. 이 동시처럼 주룩 주룩 내리는 비를 피해 엄마 까치는 날개를 펼쳐 아기 까치를 감싸 줍니다. 아무리 빗방울이 이마를 때려도 엄마 까치는 꿈쩍 하지 않아요. 귀하고 귀한 사랑입니다. 이 동시를 쓴 시인 또한 아이의 엄마이겠지요? 엄마란 이름 앞에 고개 숙여 보는 오월입니다. 내가 울 때 엄마는 함께 울고 내가 기뻐 웃을 때 함께 웃어주는 그런 정다운 이름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풋보리 출렁이는 오월 들판에 앉아 엄마를 불러봅니다. '갱아, 밥 묵자!' 그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집니다. 굴뚝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미루나무 가지에 세든 까치가 푸루루 둥지로 날아갑니다.

   
 
■ 동시를 소개해준 김이삭 시인은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 <시와 시학>에 시'전어'외 4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와 2010년 기독신춘문예에 동화가 각각 당선됐으며, 제5회 시와창작문학상, 제3회 농촌문학상,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우리 동네 문제아'외 2편으로 추천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시집 <베드로의 그물> 동화책 <꿈꾸는 유리병 초초> 수상동시집 <향기 엘리베이터>가 있다. 현재 한마음문화센터, 울주군립도서관 등 에서 동시, 동화 강의를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좋은 시를 엄선해 소개하는 울산신문의 <시가 여는 아침>이 <한 주를 여는 시>로 바뀌었습니다.
 자유시뿐만 아니라 시조, 동시 등 다양한 장르의 주옥 같은 시를 소개할 <한 주를 여는 시> 코너에는 현재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4명의 시인이 참여, 독자 여러분들께 좋은 시를 전해 줄 예정입니다.
 김이삭(울산 아동문학회 사무국장), 성환희(울산 작가회의 사무차장), 박영식(울산시조협회 회장), 이시향(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인이 소개하는 시와 함께 독자 여러분들의 한 주를 활기차고 행복하게 시작하길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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