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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뭔 축제가 이렇게도 많은가? 온 나라가 축제판이다. 그 판에 일개 졸개인 필자도 푹 빠져보았다. 우리 팀원들과 함께 눈이 부시도록 좋은 날에 북구 '쇠부리축제장'를 찾았다.
 지난주 고래축제에서처럼 똑같은 설문조사를 위해 팀원 6명이 찾은 북구청 앞뜰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주최 측은 조사원들의 협조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용역업체는 단 한 차례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200명의 설문조사에 응한 참가자들의 얼굴은 지난 고래축제 때 찡그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만족해하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였다.
 

 이번 이색 쇠부리 축제는 적은 비용으로 시민들이 가장 편하고, 가장 밝은 모습으로,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동네잔치임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인위적·과시용 축제가 아니라, 많은 돈을 들인 축제가 아니라, 시민들을 돌돌 감시하는 축제가 아니라, 문화와 전통, 역사와 현실을 느껴볼 수 있도록 편하게 각색한 듯 했다. 
 

 그냥 무심코 지나온 것이 올해 8회라고 한다. 북구청광장 내에서 실시되는 것에서부터 4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온 가족, 남녀노소, 다문화가 함께할 수 있도록 소박하게 연출된 것이 좋았다. 그것도 평소에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우리 것에 대한 체험이 가능하여 행사장마다 길게 늘어선 초중고생들이 신기한 듯 참가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전통대장간에서 쇠를 이용한 이색 장식품도 직접 만들어 보고, 우리나라 대표적 철기문화인 달천철장에 얽힌 역사, 자동차 산업의 과거·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마련된 점 등이 돋보였다.
 

 젊은 구청장이 모든 일정을 접고 이 행사에 전념하는 모습은 시민들에 대한 배려요, '불배야 불배야'를 함께 노래하며 막걸리 마시는 모습에서 촌놈 청장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문을 활짝 연 북구청 공무원들의 친절은 도를 넘을 지경이었다. 우리 팀원이 "혹시 위에서 시켜서 친절합니까 아니면 평소 모습입니까?"라고 하자 "무슨 말씀이신지요 우리 청을 방문한 손님들인데 당연한 것이지요"한다.
 키가 크지 않아 보이는 문화체육과장은 홀로 이리저리 다니며 시민들에게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체크하는 모습도 여러 번 목격되었다. 우리가 만나본 청의 직원들이 모두 촌놈인가 싶을 정도였다. 
 

 아쉬운 점은 딱 두 가지이다. 첫 째 주차정리의 미흡이다. 행사를 청 내에서 하다보니 주말에 들이미는 차량관리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고, 분산 주차를 위한 안내를 진입초기부터 하지 않아 불편을 자초하였다.
 특히 중증장애인에 대한 주차배려는 옥에 티였다. 마지막에 진행된 어울림은 다문화와 시민의 어울림 뿐 아니라 노인, 장애인들도 함께하는 장이 그려지는 것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북구는 5개 시·군 중에 장애인과 사회적약자가 가장 많이 분포된 지역이기도 하다.
 

 두 번째 이 행사는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학습의 장(場)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십분 살려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손잡고 참여하고, 반별로 동아리끼리 모이도록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
 체험학습의 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 축제의 콘텐츠가 갖는 질(質) 은 충분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와 역사의 숨길을 느끼도록 엮는 그림이 필요하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 팀원들도 막걸리 한 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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