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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딛고 더불어 사는 소중한 가치를 선사하며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정욱 작가.
#작가소개
성균관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한 문학박사로, 고정 독자를 수십 만씩 몰고 다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문학성과 보편성, 대중성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는 가운데 매스컴의 도움 없이도 최고 인기작가가 됐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후, 장애인이란 이유로 의대 지원 자격조차 얻지 못했으나 좌절을 극복하고 국문학과 인연을 맺게 된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작가가 됐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썼다. 


 그의 작품은 스스로에겐 인생의 극복이자 카타르시스였고, 아이들에게는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선사하는 의미 깊은 선물이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가 대표적인 작품이며, 특히 《가방 들어 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수원 가톨릭대학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상임 대표와 장애인을 위한 '새날 도서관' 관장 등을 맡아 장애인 복지 실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에피소드
한 살때 폭탄처럼 찾아온 소아마비가 하반신 마비라는 잔해를 남겨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했던 고정욱 작가.


 그런 그가 오는 6월 6일에는 울산 세린작은 도서관을 찾는다.


 울산 뿐 아니라 타 대도시, 심지어 산골의 작은 분교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는 그는 살아있는 한국의 희망이다.


 그가 이렇게 전국각지를 돌며 전하는 얘기는 장애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도 행복의 3대 목표가 되버린 교육, 취직, 결혼을 다 이뤄내기까지 그가 겪어온 50여년의 세월에 대한 것들이다.


 이 얘기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하다. 걷지 못하는 아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업어서 학교에 보낸 엄마, 서류심사는 넉넉히 통과해도 장애인이라 채용될 수 없었던 교수직, 결혼을 위해 비장애인 아내가 겪었던 고충 등 장애인들이 숙명처럼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 그의 인생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를 개인의 탓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이렇게 사회가 먼저 변하면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단단한 벽도 단순한 신체적 차이에 불과할거라는 그의 신념이 바로 <아주 특별한 형> <가방 들어주는 아이>같은 베스트셀러를 낳은 원동력이 된 것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원대한 기치가 아니더라도 실제 장애인인 그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는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서 서로가 벽을 넘어서 허물없는 친구 사이가 기꺼이 될 수 있는 그렇게 소박하지만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최근 인기작
"친일 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고, 오래 전 일도 아닙니다. 지금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고정욱 <친일파가 싫어요>의 머리말 중에서)


 그의 신작 <친일파가 싫어요>는 친일파 후손들의 토지 반환 소송에 휘말린 시골 마을의 아픔을 통해 친일파 청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다.


 그는 이 동화에서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6년이 지난 시기에 아직도 우리나라를 팔아 호의호식한 반민족 세력들은 이 나라의 커다란 기득권이 되어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확대하고 있는 현실을 암시한다.


 친일파들이 일제 때 모은 재산으로 유수의 대학과 신문사를 세우거나 혹은 재벌이 되어 지금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현실. 오히려 개인의 역사를 왜곡해서 친일파가 독립운동가로 둔갑하기도 했고, 가난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은 배우지 못해서 하층민이 된 경우가 많고, 친일파들의 후손은 많이 배워서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된 지금의 현실이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동화로 태어난 것이다.


 작가에 따르면 얼마 전 교육부는 국사 교과서에서 '친일파, 독재자, 5.18 광주민주화 항쟁'의 역사를 아예 삭제하려고 한 적이 있으며 초등 교과서 어디에도 친일파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모든 일이 친일파를 완전히 단죄하지 못한 우리 역사 때문이라고 보는 그는 친일파 후손들에 의해 붕괴되는 마을 공동체를 통해 우리 역사의 아픔을 아이들에게 알려준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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