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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질곡에 빠진 이들에게는 '괴물'의 다른 이름이다. 이 경우 행복해야 할 연애는 미노타우로스의 미로에 갇힌 듯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지나친 길을 반복해서 걷고 또 걷는 꼴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을 '신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내 평생의 인연을 선택하는 데 큰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다거나 어쨌든 혼자보다는 연인인 게 낫다고 대책없이 생각하거나 노력없이 운명적인 딱 한 사람이 어딘가 있다고 믿는 것들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관계들이 삐걱거리는 이유,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숱한 혼란과 불행 속에서 헤매는 이유,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서로를 상처 내며 파국으로 치닫는 이유,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배려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타협'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나 많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타협을 한다.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당신은 어떤가? 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원한다면 항상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예스? 만일 그렇다면 흠…왜 그렇게 하는 걸까? 무엇이 두려워서? 타협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아서? 그게 아니라면… 사랑하는 사이라면 당연히 배려해야 하니까?


 저자는 이처럼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남녀관계에 관한 '그릇된 통념'에 대해 돌려 말하지 않는다. 유쾌 상쾌 통쾌하기 그지없다.


 '여성잡지야말로, 그 많은 통념을 만들어낸 1등 공신들!', '우리가 삼십대 여성들의 생각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이유', '어쩌면 포르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여자들에게 있을지도 몰라!' 등 우리가 그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었던 '관계 통념'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남녀관계에 대한 솔루션은 여전히 19세기 정서에 멈춰있는 이에게는 어쩌면 조금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녀관계가 왜 그토록 문제투성이였는지, 사랑을 할수록 왜 지독하게 고통스러운지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사귀는 과정에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그동안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던 '관계 통념'들을 깨부수고 우리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일치시키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삐걱거리기만 하는 '이상한 연애'를 물리치고 행복하고 평온한 관계를 맺으려면 이 책에서 제안하는 '이상한 연애학 타파 기법'을 하나도 빠짐없이 마음에 챙기라. 오랫동안 당신을 괴롭혀온 오해들은 사라지고, 싱글이든 짝과 함께 있든, 관계 속에서 사랑과 기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생각 사이의 간극을 메울 때, 비로소 천국을 향한 사랑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제자리를 빙빙 돌며 아름다운 날들을 해결책 없이 욕망하는 연인들에게는  미로 속에서 단숨에 날아오르는 이카로스의 날개가 되어줄지도 모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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