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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철 휴가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때면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워 재미있는 책 한권이 유달리 그리워지곤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여행지, 맛집 소개서도 많아 부지런한 이들이라면 놀러갈 여행관련 서적과 맛집이나 명소를 책을 통해 미리 섭렵하곤 한다. 그런가하면 TV도 컴퓨터도 없는 산과 계곡에서 아이들과 놀고 대화하고, 책 읽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혹은 아늑한 숙소침대에 누워 그저 한가로이 책이나 읽는 휴식을 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똑같은 휴가철이라도 읽고 싶은 책은 저마다 다른 지금 반디앤루니스 상반기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중심으로 읽을 만한 책들을 골라봤다.

■ 여행길 틈틈이 보면 좋을 책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달)


여행길에서 틈틈이 읽을 만한 책으로는 이렇게 목차도 없고 페이지도 매겨져 있지 않아 아무 페이지고 펴들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지 않을까.

 그냥 스르륵 펼쳐보다가 맘에 드는 장에 멈추면 그곳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맨 뒷장부터 거꾸로 읽어나가도 좋다.  여행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이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나 감상 대신 '떠남' 자체의 흔적을 투명한 감성으로 그려낸 책이다.

 시인이자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구성작가였던 이병률이 두 번째 낸 여행 에세이로 여행을 하며 느꼈던 감성적인 사진과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그만의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만나볼 수 있다. 책 전반에 걸쳐 마치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듯한 느낌으로 구성돼 있으며, 페이지마다 그가 생각하고 느꼈던 기록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홀연히 떠나는 여행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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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나 비행기, 휴가지의 까페에서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펴 들만한 책으로는 평소 읽을 시간이 없었던 인문교양서나 에세이류도 적당하다.
 정민의 '일침'(김영사)은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 속 한마디를 음미하게 해준다. 사회적 갈등이 팽배한 어지러운 세상에서 잃어버린 나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달아난 나와 어디서 만나야 할지 등 네 글자의 '일침'을 통해 살펴본다. 마음의 표정, 공부의 칼끝, 진창의 탄식, 통치의 묘방 4부로 나누어 마음을 다스리고,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제공했다.

 최진기의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교보문고)은 전설적 혁명가 체 게바라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인문서다.
 스펙, 혁명, 우정, 직업, 미래 등 체 게바라와 지금의 청춘이 고민했을 법한 공통적인 키워드를 제시해 우리가 삶의 방향성을 찾고, 남은 인생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 아이에게 여행의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면

# 대한민국 구석구석 교과서 여행(김수정·아주좋은날)

휴가 때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거나 혹은 집에 머물면서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그 마음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수정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교과서 여행'(아주좋은날)은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어볼 만한 책이다. 현직 교사인 저자는 '무조건 암기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공식도 없고, 그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겁게 보고 듣고 익히는 교과서 여행'이 공부를 즐기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책으로 본 것을 머리로 기억하는 아이들과, 그것을 직접 만지고 고민해본 아이들은 분명 다르다. 체험교육을 통한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사회성이 높고, 자신감이 넘치며, 강한 책임감을 갖기 마련이다. 값비싼 사교육비를 들여 학원을 보내는 대신,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 여행을 떠나보자. 자녀들의 공간 지각력과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데 이 책이 좋은 가이드다.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의 유명한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와 관광지, 여행지를 가족과 함께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여행 자료를 수록했으며 컬러 사진과 요금, 맛집 등 정보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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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상처 난 마음을 보듬고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도 있다.
 오은경의 '아이의 스트레스'(웅진리빙하우스)는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의 멘토이자 육아 전문가인 저자는 아이가 보여주는 신호에만 반응하면 이미 늦었을 때가 많다며 짐작도 못했던 주제들을 통해 아이의 삶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가 어디에서,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를 알려주고 내 아이가 스트레스에 강한 건강한 아이로 키울도록 도와준다.

 홍미경의 '내 아이 마음 보살피기'(함께북스)는 친구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 엄마가 모르는 아이의 속마음, 부모를 미치게 하는 아이 행동에 숨겨진 비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는 책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스스로 자존감을 만들어간다고 이야기하며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믿고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아이 마음 보살피기의 열쇠가 된다는 깨달음을 전해주는 책이다.

■ 고전 입문을 도와주는 책

# 3분고전(박재희·작은 씨앗)

책 읽기의 왕도이자 결국 최종의 단계는 역시 고전을 집어드는 것이다. 휴가철을 이용해 평소 엄두도 못 냈던 고전 읽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우선 3분고전(박재희·작은 씨앗)은 특히 고전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깨뜨리면서도 그 내용은 부실하지 않게 다뤄 손쉽게 읽을 만한 책이다. 흔히 딱딱하고 진부하다고 생각되는 고전을 쉽고 흥미롭고 명쾌하게 다루면서 깨달음을 선사한다.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통찰을 전해주었던 박재희 교수의 책으로 책을 통해 KBS 제1라디오의 <라디오 시사고전>에서 방송한 내용 가운데 120여 개의 글을 선별해 담았다. 이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 담긴 글들은 저자가 평생 고전을 읽으면서 가슴에 담아두었던 글귀들로 현대 생존 전략과 인간적인 사고, 생활방식 등을 알려준다.

 이천 년이라는 세월을 거슬러서도 왜 사람들이 여전히 공자와 맹자를 논하고 고전을 예찬하는 이유, 고전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와 처세술, 경쟁사회의 중심이 되어 당당히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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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을 대표하는 고전,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와 동양 고전의 백미인 사마천의 사기도 읽어볼 만하다.
 '갈리아 전쟁기'(김한영 옮김·사이)는 8년 간의 갈리아 전쟁을 기록해 격렬한 전투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생동감 있는 묘사로 전쟁 문학의 명저로 꼽히는 작품이다. 기원전 58년부터 51년까지 현재 서유럽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와 정복 상황, 군사적 전략과 기술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이 책은 카이사르의 비유와 풍자가 섞인 어법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며 공성 공사와 진지 공사, 전투의 전개 과정 등을 명확하게 번역했다.

 사마천의 '완역 사기본기 1·2권'(김영수 옮김·알마)는 중국 '25사' 정사 가운데 최고의 역사서로 꼽힌다. <사기>의 문장은 당시로서는 파격이라 할 정도로 통속적이었다. 속담과 격언 그리고 생생한 고사성어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설명이 필요한 인명, 지명, 서책명 등은 찾아보기 쉽게 각 편마다 표로 정리했다. 또 책 내용 고증을 위해 현장을 직접 답사했다. 이 과정을 통해 생생한 현장사진과 사마천의 답사를 되짚어보는 천하유력도, 상세한 상황별 지도를 담았다.

■ 내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 행복의 충격 (김화영·문학동네)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영혼을 달래고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대도시의 현대인인 저자가 자신이 항상 상상하던 여행지를 찾는다는 내용의 '행복의 충격'은 여행지에 떠나온 내 모습이 어느 정도 투영된다는 점에서 읽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은 하나의 꿈이 어떤 현실의 풍경과 서로 만나는 사랑의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권을 소지하고 비행기에 실려 지구를 돌아 자신이 항상 상상하던 곳 프로방스에서 그곳을 고향처럼 느끼며 살아가는 동안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은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자정의 어둠 속에도 지중해는 항상 최초의 아침이며 자신의 최초의 영원한, 최초의 청춘이라고 밝히고, 지중해는, 빛 속의 지중해는, 바람 속의 올리브나무 골짜기는,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이야기하는 등 저자가 전하는 아름다운 글들을 통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젊음의 목소리마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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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 아프지 마'(쌤앤파커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다독이기보다 뒤로 숨지 않고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 사랑과 관계, 인생과 일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직설적이고, 냉정한 답변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피곤한 인생을 자처하지 마라, 착하게 살지 마라, 너무 절실하면 지는 거다 등 상처받을까봐 남들이 하지 못했던 말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분석적으로 이야기해 고민과 불안을 떨쳐버리는데 도움을 준다.

 허허당의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예담)는 경상북도 비학산자락 작은 암자 후유암에 머물며 상처 입은 생명을 위로하기 위해 끊임없이 참선하며 붓을 들어온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다. 글만큼이나 따뜻한 그림이 특히 눈길을 끌며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통찰과 무한한 사랑에서 솟아난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담긴 책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아픔, 괴로움, 집착을 잊고서 즐겁고 자유로울 뿐 아니라, 충만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수행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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