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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 이달 초 시장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고 황망한 가운데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가 늦게 펜을 들었습니다.
 인간의 나이로 보면 90세 가까이 사셨으니 여한이 없지만 시장님께서 울산에 계시는 동안 정말 많은 일을 하셨기에 울산시민들 중에는 아직 슬픔에 잠겨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962년 울산이 시로 승격된 후 지금까지 관선·민선을 합해 23명의 시장님이 울산을 위해 일하셨습니다.


 그러나 울산에서 시장님과 함께 일했던 공무원들은 역대 울산시장 중 시장님이 울산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시장님이 벌인 사업 중 지금도 울산시민들이 고마워하는 것은 태화강 둔치 매입입니다.
 오늘날 울산은 태화강을 잘 개발해 대외적으로 친환경 도시라는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님이 울산에 계실 때 먼 미래를 보고 태화강 둔치를 매입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태화강이 생겨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장님은 1978년 울산으로 부임하셨을 때 "그동안 울산시가 공업단지 조성에만 주력하다 보니 태화강이 오염되고 있는데 태화강을 이렇게 놓아두면 큰 일 난다"고 말씀 한 다음 태화강 종합개발 계획을 세우시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당시로는 너무나 큰 이 사업을 두고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정보기관, 심지어 지방 유지들까지도 반대에 나섰지요.
 

 반대는 이들 만이 한 것이 아니지요. 둔치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사람들과 300여명이나 되는 지주들이 매일 시청을 찾아와 시장님이 세운 태화강 개발 계획을 포기하라는 데모를 해 시장님을 괴롭혔습니다.
 오늘날 태화강이 전국의 명소가 된 것은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먼 울산의 장래를 내다 본 시장님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회야댐 건설 계획 역시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시장님은 울산이 공업도시로 급성장 할 경우 시민 역시 급격히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식수가 가장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회야댐 건설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때도 어려움이 많았지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댐 주변에 식수원을 오염시킬 공장과 주택이 많다면서 반대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야댐이 김영환 시장 때 완공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이 일을 추진한 시장님 덕분이라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시장님이 울산에 계시는 동안 상수도 시설 확장, 철도 이전, 울산비행장 재 개항, 방어진 유원지 개발, 한국은행 유치 등 정말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시장님은 울산을 떠난 뒤에도 울산에 관심을 갖고 늘 공무원들을 챙겨주셨습니다.
 시장님이 울산에 계실 때만 해도 시장님을 '시장'이 아닌 '형'으로 부른 사람들이 많았지요. 그들 역시 지금은 많이 고인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들이 살아계셨더라면 시장님의 돌아가심을 정말로 슬퍼했을 것입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요즘은 시장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저를 비롯해 당시 시장님을 모셨던 공무원들도 대부분 퇴임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님이 울산을 위해 남기신 업적은 세월이 흐르고 사람들이 떠났지만 울산시가 있는 한 영원하리라 생각하면서 편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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