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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와 <수호전>인 이 '쌍전'이 중국인에게 오히려 지옥이었다?

 『쌍전』은 중국 인문학계의 거장 류짜이푸가 <삼국지>와 <수호전>의 두 경전을 정면으로 해부하고 비판한 책이다.

 그러나 이 두 소설은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고전이며 특히 <삼국지>는 집집마다 꽂아두고 보는 소설이다. 중국고전소설이지만 중국만의 소설은 아니며 한·중·일 삼국에서 매우 널리 읽혔고 동양의 전쟁·역사 판타지의 원형으로서 수많은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삼국지>는 대학에서 신입생에게 권장하는 고전 1백 권에 들어가기도 한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수호전>의 인기 또한 <삼국지> 못지않게 지속적이고 폭발적이다.

 그럼에도 류짜이푸는 왜 '쌍전'에 대하여 작심하고 붓을 들었을까?

 저자는 <삼국지>가 보여주는 권모술수 숭배현상 및 <수호전>이 보여주는 폭력숭배 현상에 주목한다. 이 책은 두 개의 경전 '쌍전'의 뛰어난 문학성 속에 녹아든 이러한 폭력성과 권모술수의 책략들이 지난 수백 년간 사람들의 심성에 쌓여왔음을 지적한다. '쌍전'의 이러한 측면들이 소설의 한 장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실질적 '정치윤리'를 형성하고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여 사람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폭력과 기만ㆍ술수가 폭력적인 혁명에 대한 숭배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처럼 쌍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사실은 매우 낯선 것이다. 그동안 쌍전에 관한 책들이 무수히 많이 나왔지만 이런 관점에서 두 경전을 분석하고 비판한 책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아도 좋았다. 이런 저자의 태도에 대해 서문을 쓴 린강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류짜이푸의 『쌍전』은 혼자 힘으로 그러한 문화적 현상에 맞선 것이다. '비록 천만 명이 말려도 나는 가겠다'고 하는 기개가 엿보인다. 그가 제시한 기본 논점은 다소 충격적이지만 터무니없이 허무맹랑한 얘기들만은 아닌듯 하다. <삼국지> 팬이나  <수호전> 팬에게는 일종의 경고나 다름없는듯 한 이 내용을 많은 독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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