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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중증 지체·언어장애인 마흔두살 라정식 씨가 죽었다.
자원봉사자 비장애인 그녀가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
조문객이라곤 휠체어를 타고 온 망자의 남녀 친구들 여남은 명뿐이다.(중략)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정은 씨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 0%·$&*%ㅒ#@!$#*? (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주실 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트렸다.
$#·&@\·%, *&#……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씨는 뭐랄까, 오랜 세월 그리 심하게 몸을 비틀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왔다, 싶은 모양이다.
이 고요한 얼굴, 일그러뜨리며 발버둥치며 가까스로 지금 막 펼친 안심, 창공이다.


■ '날개'에 대하여 이토록 가슴 찡하게 정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시인의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정식 씨의 죽음은 슬픔이 승화된 지극한 아름다움이 아닌가!  성환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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