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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보지 않으면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인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영웅은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영화 속 수퍼히어로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해양구조단 울산지역대(대장 정영대) 38명의 대원들은 진정한 우리의 영웅들이다. 이들은 자신을 돌보지 않을뿐더러 영웅담을 과시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알아주는 이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생명을 구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을 피하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해양구조대원들이 해안가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기 위해 급히 바다로 뛰어들어가고 있다.

 

#잠수능력과 심폐소생술은 기본
울산해양구조대원이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생명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잠수능력과 생명소생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입단하면 하루 동안의 정신무장교육과 20시간~40시간의 CPR(심폐소생술)교육은 기본이다.
 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정흥성 구조교육팀장은 구조대 활동만큼은 언제나 헌신적이다.
 그는 "생명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한다.
 한국해양구조단은 전국적으로 부산, 서울, 광주 등을 비롯해 44개의 지역대가 운영되고 있다. 민간 자율성 구조, 예인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해양구조단 울산지역대는 진하, 장생포, 정자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여름 유별나게 많았던 해파리 피해구조
한국해양구조단 울산지역대(이하 울산해양구조대)가 지난여름 구한 생명은 셀 수 없다. 구조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울산해양구조대원의 도움으로 살아났지만 어쩌면 그 고마움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살아났기 때문에.
 올 여름 해양구조단의 구조활동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전국의 해수면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파리 번식이 증가해 인명피해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울산지역의 경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과 동구 일산해수욕장 등에서도 해파리 출현으로 인한 인명피해 하루 수 십건에 이를 정도여서 인명구조를 위한 출동이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하해수욕장 구조 자원봉사.

 지난달 28일 '바다의 불청객' 유독성 해파리가 폭염으로 인한 높은 수온으로 출현해 피서객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해파리에 쏘였다는 피서객이 많았다는 해양구조단 대원들의 설명이다.
 정영대 대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15일 빨리 해파리가 해수욕장에 나타난 것 같다며 해파리에 쏘이는 피서객들을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후송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 여름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진하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많이 발생해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었다"며 "앞으로의 해파리 공습에 대한 걱정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대장은 구조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들이 많았던 이날 진하해수욕장 명촌교 근처 수영금지 구역에서 수영을 하던 중학생이 밀려드는 파도에 휩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은 해양구조단은 구조접수를 받자마자 제트스키를 타고 긴급히 사고현장으로 이동한 뒤 대원이 바다로 뛰어들어 피서객을 구조했다.
 정 대장은 밖에서 보면 맑고 고요해 보이는 진하해수욕장은 물속은 전혀 딴판이라고 밝혔다. 시야도 좋지 않고 더구나 침전물이 두텁게 쌓인 바닥은 조금만 움직이면 부옇게 일어나 더욱 시야를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
 

진하해수욕장 긴급 구조활동.

 10분이 지나고 구조보트에 구조를 받은 피서객은 응급처치를 신속하게 받은 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담요로 몸을 둘러싸고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를 타고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했다.
 정병원 대원은 "휴가가 절정으로 치닿는 7월말에서 8월초에는 수차례 구조 신고가 들어와 눈코뜰새가 없었다"며 "자신의 수영실력을 너무 믿고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수영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영장이나 강과는 달리 바다는 파도와 수심 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에 수영을 잘하다고 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수영잘한다고 사고 안나는 것 아니다"
정영대 대장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즐기고 있는 해수욕장에서 조차 기본적인 수상안전 수칙은 지키지 않고 있으며 더욱이 시민 및 관광객을 보호해야 될 전문인명구조원은 극소수에 불과해 수상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조인력 자체가 없거나 해수욕장의 규모에 비해 소수의 전문요원이 배치되어 소중한 인명을 놓치는 안타까운 현실과 구조원으로 근무함에도 구조자격증 조차 없는 사례도 허다한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해양구조단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민 및 관광객에게 수상안전에 대한 홍보 및 수상안전교육을 실시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상안전 교육 및 인명구조 교육들도 실시하고 있다는 것.
 정 대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인명사고의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이미 국가나 지자체가 앞장서서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여야 할 사항임에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제17회 바다의 날 수중 정화활동에 참여한 울산해양구조대원들이 침전물을 제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하해수욕장 여름철 상주 봉사활동

울산해양구조대 정영대 대장은 울산지역대의 주요활동을 소개하며 구조업무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5월 해양구조단은 진하해수욕장 일원에서 울산 PWA 세계 윈드서핑 대회 구조업무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정 대장은 "매년 실시하는 울산 컵 PWA 세계 윈드서핑 대회는 정기적 행사로서 많은 내국인 및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회로서 선수들의 안전과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활동으로 경기장 주변 응급부스를 운영하고 사전 위험 요소 제거 및 안전 대책수립 및 제트스키 및 보트 운영으로 신속한 구호 활동 전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해양구조단 울산지역대는 지난 2005년부터 진하해수욕장 하계 인명 구조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인명구조에 대한 활동시기는 6월~8월말(해수욕장 개장시부터 폐장시까지)로 하고 있으며 진하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머물다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인명사고의 위험성에 대비하여 24시간 해경과 상근체제 유지와 긴급 출동태세를 갖춘다고 밝혔다.
 정영대 대장은 "올해도 진하해수욕장에서는 인명구조활동을 어김없이 실시하고 있으며 주로 해수욕장 주변 응급 부스 운영하고 수상 인명 구조원 자격증을 가진 대원을 배치하여 응급상황에 대비하며 사전 위험요소 제거 및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활한 구조활동위해 수중정화활동도 앞장
울산해양구조대가 해변과 수중 정화활동에 어느 누구 못잖게 많은 활동을 벌이는 이유는 다 구조 활동을 위해서다. 침전물이 있으면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정병원 대원은 한국해양구조단 울산지역대는 지난해 3월 22일에는 울산 방어진 슬도 방파제에서 물의 날 수중 정화 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관 합동으로 실시하는 바다정화의 날에 해양구조단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육지 및 바다 속 정화 작업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어진 슬도 방파제 주위의 각종 쓰레기 폐어구 등을 수거하고 스쿠버 장비를 동원하여 바다속 오염 물질인 폐기물, 불법어구 등을 수거해 깨끗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수중 정화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며 해양구조단은 구조 뿐만 아니라 해양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심정욱기자  uss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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