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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소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지만 자신의 삶 가운데 막상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 그것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은 '흔한 이야기'가 '나만의 이야기'가 되는 그 섬세한 공감의 감성에 있다.


 1987년 데뷔한 그는 '가이엔 신인 문학상', '이즈미 교카상', '카프리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88년에 출간된 『키친』은 지금까지 200만 부가 넘게 판매됐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돼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그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적인 팬들을 두고 있다.


 '우리 삶에 조금이라도 구원이 되어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문학'이라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우리와  함께 살아왔고 또 동질감만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빠져들만한 이야기다.


 국내에는 『키친』『도마뱀』『하치의 마지막 연인』『허니문』『하드보일드 하드 럭 『티티새』『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슬픈 예감』『왕국』『해피 해피 스마일』『무지개』 『데이지의 인생』『그녀에 대하여』『안녕 시모키타자와』 등이 출간됐다.
 
#에피소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는 가수 이승기의 팬이라는 깜짝뉴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부도칸 콘서트 이승기의 콘서트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정성이 가득 담긴 손 편지를 이승기에게 전달한 것.


 이승기는 지난 3월 일본에서 데뷔 싱글 '연애시대'를 발표하고 3개월 만에 도쿄 부도칸 무대에 올라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쳤다.


 이 공연장에 요시모토 바나나가 가족과 방문해 적극적으로 이승기를 응원한 것.


 이승기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정성이 가득 담긴 손편지를 전해주고 갔다"며 "나도 그가 내 팬인지 몰랐는데 예전 내가 출연했던 SBS TV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지였던 설렁탕집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 막다른 골목의 추억.
#최근 인기작
올해 8월 재출간된 <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가 가장 사랑한다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당장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았단 점에서 그의 색이 느껴진다.


 대학 동창인 남녀가 있다. 요란한 사랑을 한 것도 아니고 마음속 깊이 '연애 상대는 아니구나.'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한 사이. 둘은 노부부의 유령이 출몰하는 철거 직전의 아파트에서 몇 차례의 밤을 보내며 어느새 두 사람이 함께하는 내일을 생각해 보지만 서로의 길은 엇갈려 버리고 만다. 그런 둘이 어느 날, 세월이 흘러 정말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예전의 사랑은 실현될 수 있을까?('유령의 집')


 이처럼 대학 동창인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 재회의 순간을 그린 '유령의 집', 사내 식당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한 여성의 후일담인 '엄마!', 어린 시절 동네 친구와의 안타까운 추억을 담은 '따뜻하지 않아',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사람을 5년간 짝사랑한 여성의 심경을 다룬 '도모 짱의 행복', 결혼을 앞둔 약혼자와의 이별에서 일어서기 위한 기묘한 여행을 그린 '막다른 골목의 추억'. 힘겨운 날, 가만히 열어 보고 싶은 다섯 가지 이야기의 보석 상자.


 이 다섯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아픔이 아무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뜻하지 않은 이별을 겪고 '막다른 골목'이라는 절망적인 장소에 도달했다가 '추억'을 통해 다시 한 번 내일을 바라보게 되는 주인공들의 심경 변화를 통해 따뜻한 작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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