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동체의 희망 울산의 작은도서관]1.중구 다운동 세린도서관
[지역 공동체의 희망 울산의 작은도서관]1.중구 다운동 세린도서관
  • 김주영
  • 승인 2012.08.30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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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재능 기부로 쑥쑥커가는 '희망의 공간'
▲ 중구 다운동에 지난 9월 들어서 지역의 사립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세린작은도서관의 전경.

최근 다양한 독서 관련 강좌와 체험교육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세린작은도서관(울산시 중구 다운로2 519-10)을 30일 찾았다.

 이 날 도서관이 문을 연 시각은 오전 9시. 문을 채 열기도 전 벌써부터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0분쯤 지나자 방학이 덜 끝난 아이들도 속속들이 오기 시작했고 열시쯤 되자 이날 예정돼있던 동화작가 김서정씨의 '저학년을 위한 그림책 고르는 방법' 강의를 듣기 위한 어머니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의가 학부모 대상 강의다보니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봐야하는 상황.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곳에서 마련한 영화와 책의 삼매경에 빠져있지만 두 세살베기 아이들이 엄마품에서 떨어지게 되자 갑자기 도서관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이런 일이 익숙한듯 자원봉사자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가는 엄마들의 모습이나 행여 엄마가 없는 동안 아이에게 무슨일이 생길까 아이들을 바삐 챙기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러 오는 공간이 아닌 지역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개관 1년여 남짓 장서 2만여권 보유
저렴하고 질높은 프로그램 '입소문'

신간구입비 등 1억여원 운영비 부담
연말부터 기증·도입프로그램  도입

# 주민 사랑방 역할 톡톡
 그간 도서관이 없었던 이 일대에 세린작은도서관이 '세상 모든 사람이 찾는 좋은 이웃'을 기치로 문을 연것은 지난해 9월.
 세린도서관의 역사는 지난 1999년 울산시민교회에 있던 교회도서관으로부터 시작됐다. 사회복지법인 시민복지재단(이사장 이종관·울산시민교회 담임목사)은 이 곳을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삼고자 지난해 울산시민교회 교육문화센터 5층에 이곳을 마련했다.

▲ 고정욱 작가의 강의에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모습.

 김숙진 사서에 따르면 "다운동, 태화동 등 중구 뿐 아니라 구영리 등 가까운 곳의 주민들이 이곳을 찾는데 처음엔 몰라서 못 오시다 한번 오고 나면 단골회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개관한지 얼마 안된 도서관이다보니 신간이 많아 이 곳에 먼저 온뒤 없는 책은 중부도서관에서 빌리는 경우가 많단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신간과 이용자들이 많은 뒤에는 운영 주최측에는 또다른 고민도 있었다. 매년 드는 7,000만원의 신간구입비와 3,000만원의 운영비를 해결하는 것이 조금씩 버거워지고 있는 것. 문광부지원과 교회의 후원금, 또 이용자들의 기증도서로 지금의 모습은 갖추었지만 앞으로의 운영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올해 후반부터는 기증과 후원프로그램도 도입한다고 하니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이 뒤따르길 기대해 본다.
 
# 많은 이용자들의 꿈 영글어가는 곳
세린작은도서관은 각계각층의 이용자들의 꿈이 영글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함께 온 엄마가 강의를 들으러 간 사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던 김주향(다운초·8)어린이는 "엄마랑 같이 와서 영화랑 책을 보는데 집에 없는 재미있는 책이 많아서 좋아요"라며 책에 푹 빠져 있었다. 김주향 어린이처럼 이날 이곳을 찾은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러 온 초등학생들부터 아이 책을 빌리러 온 부모님들, 열람실에서 수험공부에 매진하는 이들 등 다양했다. 시험기간에는 중고등학생들의 학습공간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숙진 사서는 그 자신이 교회도서관의 자원봉사를 첫 인연으로 부산여대의 사서교육과정을 수료해 지금 사서가 됐듯이 이곳이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준비하는 곳,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 도서관 이용자들 및 울산대 미대 학생들이 기증한 다양한작품들.

#  전시·독서등 다양한 공간
세린작은도서관은 생각보다 큰 규모의 도서관이었는데 실제 그 규모는 738.75㎡(223평)로, 120명(열람실)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2만여권에 달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역사, 기독교, 문학, 해외원서,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비치된 서가 외에도 영유아실 옹달샘, 시청각실과 열람실로 활용되는 아라와 마루, 작품 전시와 독서공간을 겸하는 반딧불이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꾸며져있다. 온돌식으로 책장의 높이가 낮고 아이들이 좋아할 분위기로 꾸며진 '옹달샘'은 특히 어린 자녀들을 가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외에 시청각 교육을 위한 열람실과 정보검색을 위한 컴퓨터도 마련돼 있다. 시민들에게 개방되는 1층의 공연장 비파와 수금, 6층의 세미나실 등도 시너지효과를 내며 도서관 운영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 운영부터 강좌수업까지 시민 기부로
이렇게 작은도서관 치고 큰 규모이지만 이곳의 사서는 김숙진 사서 한명뿐이다. 때문에 이곳역시 다른 작은도서관들처럼 도서관 운영의 대부분을 3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가 책임진다. 이들은 평일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눠 매주 한번~두번씩 봉사를 한다. 올 8월에도 정인자, 손영희, 김순경, 이정아 씨 등 30명의 봉사자들이 도서관 운영에 힘을 보탰다. 교회의 인적인프라가 있다보니 그 중엔 곽둘림 중부도서관 교육지원팀장 같은 이들과 같은 도서관 운영의 자문단도 있다. 특히 영유아실 옹달샘 벽면에 그려진 일러스트 그림이나 반딧불이에 전시된 다양한 그림, 또 진행되는 강좌 등이 모두 울산대 미대, 울산시립교향악단 등을 비롯한 여러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마련됐다.

 이처럼 영어스토리텔링, 문화유산답사, 각종 강좌 등 이곳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시민교회의 도서관팀의 머리에서 기획돼 자원봉사자들의 운영과 실행을 통해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난 프로그램들은 울산시립교향악단의 단원들이 강사로 나설 정도의 수준을 자랑하는 올 가을 교육문화센터의 '행복하이소'강의처럼 그 수준과 질이 높다. 그럼에도 수강료는 1만원~4만원으로 대폭 낮춰 많은 시민들에게 보다 좋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이처럼 도서관 운영의 모든 부분에서 진행되고 있는 어찌 보면 작은 개개인의 재능기부가 지역 도서관을 한층 더 즐길 거리가 많은 공간, 배워갈 지식의 깊이가 더해진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것이다.
 
# "시민소통의 장으로 성장했으면"
이 곳의 개관에 큰 역할을 한 이종관 목사는 "세린작은도서관은 책을 통해 후세대의 성장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라는 아이들과 청소년은 꿈을 찾고 가꾸는 곳으로 어른들에게는 평생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는 이런 도서관의 역할 뿐 아니라 양질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문화센터, 주민들이 정겹게 얘기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 때로는 쉼터 역할까지도 해낼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과 함께 이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며 "앞으로도 시민들과의 소통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이곳이 앞으로도 시민들의 이웃으로 오래 남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이 되지 않는 도서관의 특성상 주민들의 재능기부, 기증, 후원 등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민들의 작은 관심과 후원도 더해져 이곳이 오래토록 책과 배움의 생기를 이어가는 공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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