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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면 부끄러워 보일 수 있는 작은 것이라, 받는 사람에게는 절실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11회 울산광역시민대상 사회봉사 부문 대상수상자로 선정된 권인호 한국자유총연맹 울산광역시지부 회장(60·(주)동인주류 대표). 
권인호 회장은 20여년 동안 소년소녀가장, 생활보호대상 세대, 무의탁 노인, 청소년 등 지역 불우이웃에게 경제적 후원과 봉사활동을 지속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113만 울산시민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시민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지난 주, 몇 차례의 인터뷰 요청에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던 권 회장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성의와 마음으로도 더불어 사는 이웃에게는 태산보다 더 큰 고마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13일 한국자유총연맹 울산지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편집자

   
지역 불우이웃에게 경제적 후원과 봉사활동을 지속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11회 울산광역시민대상 사회봉사 부문 대상수상자로 선정된 권인호 한국자유총연맹 울산광역시지부 회장은 '미세한 성의와 마음으로도 더불어 사는 이웃에게는 태산보다 더 큰 고마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은경기자 usyek@

부모님 덕에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어려운 사람보면 자연스레 돕고 싶어
20여년전 시작해 이제 일상이 된 봉사
고액기부클럽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대표로 있는 회사 장학회 설립 계획도

"시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면서, 또다른 한편으론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또다시 하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113만 울산시민이 대표로 준 큰 상에 긍지를 가지게 됐다는게 권 회장의 수상 소감이다.
 동구 방어진에서 난 울산 토박이인 권 회장. 그에게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냐고 질문하자 덤덤하게 말했다.
 

 "군장교 출신으로 운수업과 배사업을 해 오신 아버님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해 왔습니다. 그 분들의 고통을 잘 알진 못했지만, 그냥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감성적으로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권 회장이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마음 속에 크게 작용했다고.
 그는 "20대 초반 갓 결혼했을 당시, 생활고를 겪던 친구에게 쌀 한가마니를 팔아 준 적이 있는데, 몇 년 후 그 친구가 '평생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하더군요. 그때 받은 찡한 마음이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사업을 하면서 주위사람들을 아름아름 도와온 권 회장은 십 수년전, 봉사의 삶을 다시 되새기게 됐다고. 박맹우 울산시장이 동구청 부구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100만원을 기탁했는데, 박 시장이 어렵게 사는 독거노인 10분에게 직접 10만원씩 전달해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봉투를 받고 자신의 손을 잡은 채 눈시울을 붉히던 할머니를 보며 왜 지금까지 아껴쓰고 좀 더 모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을까, 열심히 벌어 가치있게 쓰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권 회장은 말했다.


#봉사로 시작한 무연고 묘 벌초, 이제는 전통으로
그런 권 회장은 JC와 새마을, 라이온스, 자유총연맹 등 사회봉사단체를 거치면서 봉사의 꽃을 활짝 피웠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새마을 동구지회 회장과 국제라이온스협회 355-1(울산, 양산) 지구 총재를 역임하면서 지역사회의 소외된 다양한 계층을 위한 여러가지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0여년간 크고작은 봉사활동 가운데 권 회장은 동구 대왕암공원 뒤 무연고 묘 벌초가 기억에 남는다고. 조상 묘 벌초를 갔다 수 백기의 묘들이 후손없이 방치되다시피 한 걸 보고 새마을 동구지회 회원들과 함께 300여기의 묘를 벌초한 뒤 제사상을 차려드렸다는 것. 이후 이 행사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추석 전 동구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방어진주민센터 내 '사랑의 쌀독'에는 권 회장이 매달 채워놓은 백미 5되가 필요한 이웃들을 기다리고 있다.
 적지 않은 후원도 계속해 왔다. 동구 상진초등학교 어린이 20여명의 3년간 급식비 전액을 부담해 왔다. 지금도 동구지역 독거노인 10여명에게 월 10만원씩 생활비를 보내주고 있다.
 이날도 동구지역 청소년 70여명을 초청해 거제도포로체험소 체험을 하고 왔다.
 지역을 위한 봉사는 최근 방어진초등학교 100주년 추진위원장, 방어진중학교 총동문회장 등을 맡으며 크고작은 일을 마다않고 계속해 오고 있다.


#자유총연맹 울산지부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 전개
2년 전부터 한국자유총연맹 울산지부 회장을 맡은 권 회장은 이 단체를 역동적인 단체로 만들어 나가는데 앞서고 있다. 그동안 정치색을 띤 대표적인 보수단체란 평가의 틀에서 벗어나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 운동에 역점을 두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것이다.
 권 회장은 "보수와 진보로 편가르는 현실이 아쉽다. 하지만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국가의 정책에 동참하면서 국민의 바람이 뭔지 파악하고 같이 걱정하고 생각하는 단체가 바로 자유총연맹"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권 회장과 울산지부는 불우이웃과 다문화가정, 장애우 등에게 내복과 쌀, 생필품 등을 기증하고, 국민대통합 기원 헌혈 행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국민운동과 봉사활동 전개에 탄력을 붙여 왔다.
 이 단체 회장으로서 권 회장이 현재 추진중인 것은 '안보 전시관' 건립이다.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울산만이 안보 전시관이 없단다.
 

 권 회장은 울산대공원 현충탑 내에 청소년들을 위한 안보전시관을 만들어 자유와 안보는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앞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원 가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모임인 한국형 고액기부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즈 오블리주 정신 확산과 울산지역 나눔 문화에 기여하고 있다.
 권 회장은 "그동안 내 주위 사람들을 위해 작은 봉사를 해 왔다면, 이제는 더 큰 봉사를 하고 싶다"고 웃었다.
 

 또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동인주류 장학회'를 만들 계획이다.
 권 회장은 "회사 설립 당시 정관에 장학회를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회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동안 다른 일에 매달리다 보니 아직 장학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제는 장학회를 설립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회장은 "처음에는 1만원, 10만원이 작아보여서 부끄러워 한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적은 정성이라도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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