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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인 수녀.
#작가소개
올해 한 매체의 연령대별 좋아하는 작가 설문조사에서 50~60대가 좋아하는 인기작가 1위로 뽑히기도 한 이해인 수녀. 수도자임에도 꾸준히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그는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하는 친근한 시적 주제와 모태 신앙이 낳아준 순결한 동심과 소박한 언어 때문'일 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소속으로 1968년 첫 서원을, 1976년에 종신서원을 했다. 1970년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76년 첫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수많은 시집과 수필집, 번역집을 펴냈고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셀러로 종파를 초월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초·중·고 교과서에도 여러 시가 수록돼 있다. 


 특히 1980년대 시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그의 상징인 '민들레의 영토' 수도원에서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시집으로 『민들레의 영토』『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희망은 깨어 있네』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등이, 번역서로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마더 테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등이 있다. 여성동아대상, 새싹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올림예술대상 가곡작시상, 천상병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이해인의 시 '어떤 결심' 중에서)


 이해인 수녀는 최근 암 투병 중인 환자는 물론 마음의 상처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힐링 멘토로 나서기로 했다. 오는 1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희망 나눔 토크-암을 넘어선 삶'에서 '겸손한 마음, 사랑의 언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것.


 지난 4년 동안 대장암과 싸우면서도 시집과 각종 산문집 등 네 권의 저서를 발간한 이해인 수녀는 이날 강연회에서 아픈 독자들이 많이 사랑해준다는 시 '어떤 결심'을 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직접 낭송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진다. 이해인 수녀는 "암에 걸린 환자들 자신과 이들을 돌보는 가족 친지, 의료진 등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은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는 겸손과 삶에 대한 감사, 매일 새롭게 사랑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하루가 생의 전부인 것처럼 살고 남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날마다 생각한다는 이해인 수녀. 그녀는 자신의 시집 '희망은 깨어있네'에 나오는 신뢰, 단순함, 고요함, 느긋함, 용기, 기다림, 참을성, 너그러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투병 중에 쓴 자작시들을 인용해 의심을 버린 신뢰와 자신을 받아들임, 쾌활하고 긍정적인 감사의 태도 등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최근 인기작
이 산문집에는 암 투병과 사랑하는 지인들의 잇단 죽음을 목도하는 아픔의 시간을 견뎌내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긍정하는 저자의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이 보이는 것처럼, 고통의 과정이 있었기에 비로소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일상을 담은 칼럼들과 오랜 시간 벼려온 우정에 대한 단상들, 수도원의 나날, 누군가를 위한 기도와 묵상,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추모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판화가 황규백 화가의 그림이 함께 실려 있어 이해인 수녀의 글에 깊이와 정감을 더해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특히 자신이 직접 겪은 몸과 마음의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놓으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희망은 살아 있다고 역설한다. 수도자로서, 시인으로서,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구체적인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첫 장에는 서문 대신 한 장의 꽃편지가 실려 있는데 이 책을 위해 글을 써주겠다는 약속을 뒤로한 채 작고한 고(故) 박완서 작가의 편지다.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박 작가의 편지로 서문을 대신했다. 또한 법정 스님과 오랫동안 주고받은 편지, 김용택 시인에게 보내는 글 등도 만날수 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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