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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징방학도
이징방학도

옛 그림을 보다보면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조선조 때 종실화가로서 한국식 절파 양식을 퍼트린 이경윤과 그의 아들 이징(李澄) 역시 마찬가지다. 이징의 호는 허주(虛舟)이며 이경윤의 서자이다. 그의 아버지 이경윤은  조선왕조 9대 임금인 성종의 11자(子) 이관(李慣)의 종증손(從曾孫)으로 종실(宗室)화가이다. 한국식 절파 양식을 퍼트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 이징은 종6품 벼슬인 주부(主簿)를 지냈고 선비화가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버지 이경윤과 삼촌 이영윤을 통해 어린시절부터 영향을 받아 안견(安堅) 풍(風)의 산수와 가법(家法)을 이어받은 절파풍의 산수 양쪽을 겸비했다. 그림을 좋아하던 인조는 그를 궁으로 불렀고 허균은  '조선에서 제일가는 솜씨(本國第一手)'로 불렀다.
 
이번 특별전 <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에 전시되고 있는 그의 작품 <방학도(放鶴圖)>를 보면, 냇가의 검은 바위에 걸터앉은 흰 두루마기의 선비의 대비가 강조되고 있으며, 그가 바라보는 학 역시 흑백의 대비를 이루어 화면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화면 전경에 있는 흰 면과 검은 면을 부벽준(붓을 옆으로 뉘어 아래로 끌어 내리면서 도끼로 나무를 찍어낸 자국과 같은 바위표면의 질감을 나타내는 방법)을 써서 강하게 대비시킨 바위, 화면 뒤쪽의 토파와 개울물의 대비, 더욱이 냇가의 둥근 토파 등이 전형적인 절파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최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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