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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의 금강산도

'금강산'은 선비들이 유학적 의미의 명승지로 여기면서 생애 단 한번은 오르기를 꿈꾸는 산이었다. 때문에 전통 문인화의 화제(畵題)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려 말부터 불교의 성지로 유명해진 금강산은 조선조에도 이어져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사신들이 일정을 쪼개 여행하기도 하고 금강산 그림을 기념품으로 가지고 가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특별전<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에서는 겸재(謙齋) 정선과 연객(烟客) 허필의 금강산을 만나볼 수 있다. 겸재 정선은 조선을 대표하는 4대 화가로 진경산수화를 창시하여 조선의 산수를 그리기 시작한 화가였다.

정선은 36세에 처음 금강산을 접하고 70여점이 넘는 작품을 그려냈다. <금강산도>에서는 정선 식의 기암절벽을 ㄱ자로 꺾어지게 표현한 수직화법과 나무들을 쌀알처럼 찍어낸 미점(米點) 화법이 돋보인다.

화면 오른쪽에'멀리보는 것이 가까이 보는 것보다 낫다'(遠觀勝近觀) 라고 한 김창읍(1653-1722)의 제발(題跋)처럼 정선은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하여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부각시키고 있다.
 
연객(烟客) 허필은 시서화(詩書畵) 를 다 잘하여 삼절(三絶)로 불리었고 담배를 좋아해 연객이라는 호를 썼다고 한다.

그의 그림은 사실적이고 담백한 표현법이 특징으로 그의 <금강산도>에서는 정선의 금강산과는 웅건미는 없지만, 친구 강세황이 말하듯 휘둘러 그린 금강산이 아닌 보다 사실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의 그림에는 금강산의 명승지를 기록해 놓아 명칭을 찾아보면서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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