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와 폭포를 바라보는 늙은 선비(古士)는 자연과 일체되는 삶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우리 문인화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이다.

이러한 그림을 관폭도(觀瀑圖)라 하며 선비·문인·도사·승려 등 도(道)의 실천을 이상시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인격이 고결한 선비가 등장하는<고사관폭도(高士觀瀑圖)>가 가장 많이 그려졌고 유형화되어 여러 화보에 전하고 있다.
 
울산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에서는 이경윤의 <관폭도(觀瀑圖)>와 정선의 백납병풍에 포함되어 있는 <여산폭포도(廬山瀑布圖)>를 만날 수 있다.

이경윤의 <관폭도>는 화면 전체에 개울, 폭포, 갈대, 산, 바위 등을 가득 그렸다. 농담묵과 억센 철선을 써 그린 절파화풍의 작품이다. 좋은 주제, 짜임새 있는 구도, 기운이 생동하는 필력 등이 이경윤의 높은 회화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정선의 <여산폭포도>의 경우 또 다른 정선의 <정산폭포도>(국립중앙박물관소장)와 구도가 거의 같아 주목된다. 왼쪽에 화면을 거의 채운 거대한 폭포가 걸려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높은 언덕 위에 두 사람이 서서 폭포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