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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운 '수하대취도'

조선시대 왕족 종실 출신이면서 본격적으로 처음 그림에 종사한 것은 한국 절파의 대가 이경윤이다. 조선 중기 절파(浙派)화법을 이용해 산수인물도를 잘 그린 이경윤은 조선 9대 임금인 성종의 11자 이관(李慣)의 종증손(從曾孫)으로 종실(宗室)화가이다.
 
이번 특별전 <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에서는 이경윤의 10폭 화첩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가 10폭(幅)으로 구성된 이 화첩은 제6폭의 '초옥'을 제외하고는 매 폭마다 소경(小景) 산수를 배경으로 한두 명의 인물들이 화면 중앙에 포치되는 구도를 수묵 주조로 그린 작품이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술에 크게 취해 비스듬히 누워 있는 선비를 그린 수하대취도(樹下大醉圖)는 대각선의 구도로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나무, 인물, 술병, 바위 등을 그렸다. 나무와 바위를 인물보다 크게 그렸지만 술에 취한 인물에 집중된다.

갈대가 우거진 강가에 배를 띄우고 앉아 있는 어부가 한가롭게 피리를 불고 있는 모습을 그린 선상취소도(船上吹簫圖)는 고기잡을 생각 없이 피리를 불고 있는 어부의 심경을 헤아릴 듯하다.

이와 함께 화첩에 그려진 10폭의 그림이 모두 인생을 조금은 쓸쓸하게 바라보면서 살아간 화가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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