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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옌
#작가소개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로 불리는 모옌(57)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조명을 받았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 글로만 뜻을 표할 뿐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이란 필명을 쓴다. 1955년 산둥성 가오미현에서 출생.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포기하고 농촌생활을 하다 열여덟 살에 면화 가공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1976년에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베이징 사범대학과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1985년 발표한 '투명한 홍당무'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7년 발표한 장편 '홍까오량 가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작품의 일부를 장이모 감독이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해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대상을 수상하고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은 모옌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작으로 '달빛을 베다', '열세 걸음',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술의 나라',  '인생은 고달파', '풀 먹는 가족'이 있으며  많은 희곡과 드라마 극본을 썼다.
 
#에피소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莫言)은 최근 노벨상 수상 덕분에 명성을 누리는 동시에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보도돼 화제다. 중국 일간지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지난 달 29일 모옌이 올해 2,150만위안(37억6,000만원)의 인세 수입을 올려 중국 부호 작가 순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고 보도했다.


 모옌은 '관변작가'라는 이유로 노벨 문학상 수상 자격이 없다는 비난이 국내외 지식층으로부터 빗발쳤는데도 수상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대표작 '붉은 수수밭'을 비롯해 '개구리', '풍유비둔' 등이 불티나게 팔려 인세 수입이 급증했다. 특히 연말까지 벌어들일 인세 수입이 2억위안(350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소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모옌이 "환상적인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 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시대와 융합시켰다"며 "환상과 현실, 역사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이 절묘하게 엮인 문학 세계를 창조했다"라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모옌의 문학성에 대해서는 윌리엄 포크너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 열세 걸음.
#최근 인기작
모옌의 환상적 리얼리즘의 진수가 담긴 작품. 참새가 외발뛰기를 하는 걸 보면 천운을 얻는데, 열두 걸음까지는 재물운, 관운, 도화운, 사업운 등이 차례로 들어오지만, 열세번째 걸음을 보는 순간 그때껏 들어온 모든 운이 곱절의 악운이 되어버린다는 러시아 민담을 모티프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중국 민중의 삶을 리얼하게 풍자한다.


 1970년대 중국의 한 소도시, 팡푸구이와 장츠추는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궁색하게 살고 있는 이웃이자 같은 중학교 물리교사다.


 어느 날 팡푸구이가 수업중 졸도하고, 학교에선 그가 과로로 죽은 줄 알고 순직으로 처리해버린다. 그의 '순직' 소식이 학교 밖으로 퍼지면서 박봉에 시달리는 교사를 돕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시 당국은 예산을 대폭 투입해 교사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주기로 한다.


 팡푸구이는 장례식장으로 실려가던 차 안에서 정신을 차리지만, 교장은 그가 죽으면 모든 교사들의 처우가 나아진다며 그대로 죽어달라고 설득한다. 팡푸구이는 교장의 강압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영안실로 들어가지만, 시체안치소 냉동고에 갇혀 있다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다. 죽은 남편이 나타나자 투샤오잉은 유령인 줄 알고 까무러치고, 팡푸구이는 하는 수 없이 이웃에 사는 동료 교사 장츠추의 집을 찾아간다. 처음에는 장츠추 부부도 난데없이 살아난 팡푸구이를 보고 놀라지만, 장츠추의 아내 리위찬은 두 사람의 생김새가 닮은 걸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리위찬은 자신의 장례미용 기술을 이용해 팡푸구이를 남편 장츠추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시켜 학교로 출근하게 하고, 남편 장츠추는 보따리장수로 나가 돈을 벌어오라고 종용한다. 장츠추로 살게 된 팡푸구이, 담배 보따리장수가 되어 길거리로 나간 장츠추, 탐욕에 눈이 멀어 두 남자의 인생을 바꿔놓은 리위찬, 하루아침에 자식 둘이 딸린 과부가 된 팡푸구이의 아내 투샤오잉은 비극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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