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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나와 조상의 관계가 죽음으로 인해 끝나는 것이 아니고, 후손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명당이라고 생각되는 땅을 택해 매장을 하고 정성껏 돌보는 것을 큰 미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가 넘는 무덤이 새로 생겨나고 또 전국 무덤의 40% 정도가 무연고 묘지로 방치되고 있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관리 측면에서 장례문화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다행히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전국 평균 화장률이 71.7%로 전년 대비 3.6%증가 하였으며 우리시의 화장률은 79.8%로 부산과 인천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2015년에는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의 시민설문조사 결과 화장 후 선호하는 시설로 봉안시설 35.9%, 자연장28.5%, 산·바다산화 24.5%, 기타 11.1%로 나타났으며 특히, 화장률 증가와 함께 장례문화 의식도 변화하여 봉안시설 이용은 감소하고 대신 자연장을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울산시는 120만 시민의 숙원사업이었던 종합장사시설 울산하늘공원을 착공 3년 5개월만인 지난 11월 16일 준공했다.

 울산하늘공원의 특징으로는 먼저, 입지를 선정함에 있어 전국 최초로 지역주민들의 자진유치신청에 의하여 입지가 결정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타 지역에서는 화장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여 인근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결사반대하던 분위기였기에 삼동면의 자발적인 유치가 더욱 빛을 발하며 님비현상을 극복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혁신적인 사고는 주민숙원사업과 지역발전을 크게 앞당기게 했다.

 하지만, 완공되기까지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울산하늘공원 내 수익사업운영권을 두고 삼동면발전협의회와 보삼마을이 갈등을 빚어 어렵사리 보삼마을로 결정됐다. 장례식장과 장례용품점 운영권을 두고 보삼마을 주민들이 트랙터로 길을 막고 장기간의 집회와 공사방해로 인하여 2개 월 가량 공사기간이 지연되기도 했으나 꾸준한 대화와 타협으로 슬기롭게 해결했다.

 두 번째는 현존하는 장사시설 중 최고의 시설로 One-stop체계가 구축된 종합장사시설이다. 전국 유일의 화장로 3차 연소방식을 갖추었으며 최첨단 무인 관 운반시스템을 도입하고 화장로 10기중 서구형 체형에 대비한 대형로 2기를 설치하였다. 또한 장례식장 5실을 비롯한 2만 여위를 안치할 수 있는 봉안시설과 6만 여위를 안장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자연장지를 조성하였다. 장례식에서부터 화장, 봉안, 자연장까지 한곳에서 모든 장례절차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는 우리 시민을 우대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여 저비용으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울산광역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여 운영토록 하였으며, 적자가 예상되고 폭리 우려가 있는 장례식장과 장례용품점을 제외한 식당, 꽃집, 카페테리아, 매점, 각인사업 등의 수익사업을 보삼마을에서 운영토록 하였다.
 시설사용료에 있어서도 화장시설의 경우 울산시민은 10만원(대인), 관외주민은 80만원으로 정했다. 봉안시설의 경우 관내주민만 사용할 수 있으며 22만원(최초사용15년)이며 자연장지 사용료는 시민30만원(30년), 관외주민100만원으로 차등 책정하였다.

 네 번째는 이제 장사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닌 새로운 장례문화를 선도하고 국·내외 벤치마킹의 대상으로서 관광 상품화 하는 것이다.
 '바람의 언덕'으로 유명한 일본 큐슈 나카츠 지역의 화장장은 아름다운 조형물과 설치미술기법을 활용하여 지역의 명소가 되었으며, 유럽각국이나 선진국의 묘지는 그 자체가 마치 예술품과 같아 주민들의 큰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시는 내년 2월말 개장식을 갖고 봄이 시작되는 3월1일부터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사랑하는 가족, 친지를 마지막으로 보내는 길에 함께 할 영원한 안식처인 하늘공원,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개장준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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