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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니, 엑셀에서부터 지금의 쏘나타에 이르기까지 줄곧 현대차만을 타 온 울산시민이다. 어릴때부터 현대차를 보며 자란 나로서는 특히 외국에서 도로를 누비는 현대차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해외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삼성전자, LG, 현대차 등 우리나라 브랜드를 보고 왠지모를 가슴 뿌듯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대차는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과 복지 등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겐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 현대차 노조원들은 내년에 167일을 쉴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일년 중 절반 가까이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직장인들의 평균 휴무일보다 한 달 가까이 더 쉴 수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내가 이 정도 월급과 복지에 휴식까지 가질 수 있으면 '삶의 질이 얼마나 윤택해질까'하는 행복한 상상도 해봤다. 하지만 나는 쉴 새 없이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자영업자다. 설, 추석연휴를 제외하고 많아야 월 2~3회 정도 쉴 수 있는 나로서는 그냥 꿈 같은 얘기로만 들린다. 사람들이 왜 현대차를 '신의 직장'이라며 부러워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런데 신문을 보다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기사를 봤다. 폭행사건으로 해고된 전직 현대차 노조간부가 내년 복직을 앞두고 또 폭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이 사람은 과거에도 두 번씩이나 동료와 경비를 때려 해고됐다가 복직됐고, 지금은 세 번째 폭행으로 해고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또 현대차 노조가 이 사람을 다시 복직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니 국회의원 면책특권 뺨치는 수준이다.
 과연 이번에도 회사가 순순히 복직을 허락할까. 해고돼도 노조가 월급까지 준다고 하니 사람 때리고 해고되는 일을 예사로 여길만하다.
 

 이런 사람을 복직시키려는 노조도, 복직투쟁에 어쩔 수 없이 말도 안되는 요구를 수용해 온 회사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것도 현대차 노조원이 누릴 수 있는 복지로 봐야 하나. 기분이 확 상한다. 현대차, 가히 세계에서 제일가는 '신의 직장'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현대차의 임금, 복지수준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좋은 기업에 입사하지 못한 사람들의 배아픈 푸념으로 들릴 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비상식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신문지상에 올라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이젠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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