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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구 옥동 울산공원묘지(하늘공원) 동쪽 파라골 못을 기점으로 울산항까지 흐르는 여천천은 7.4km의 지방2급 하천으로 남구 행정구역 8개동이 연결되었으며 일부구간은 복개되어 걸어가는 발밑에 비가 오면 우수가 흐르는 곳이다. 또한 크고 작은 교량이 태화강 못지않게 많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18개의 교량이 있으며 하류에는 돗질산과 현재 거론 되고 있는 넓은 면적의 삼산매립장이 위치한 곳이다.


 호랑이 담배 피던 역사는 눈으로 본적이 없어 읍지나 역사책은 접어놓고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했던 유년의 추억을 더듬으면 어린나이였지만 돗질산 아래 대나무 꺾어다가 아버지 그물 깁는 실을 잘라 논바닥 지렁이 꿰어 낚시하다보면 논에서 일하던 아제, 삽자루 들고 물속에서 씻기도 하고 아지매들 대야에 방망이랑 빨랫감 담아 와서 씻어가고 했던 곳이 80~90년대부터 주택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아파트밀집지역에 상업이 발달하여 남구는 산업도시로 지도가 확 바뀌고 말았다. 빈민촌 남구지역에 듬성듬성 있던 초가집, 판자집이 사라지고 신정동일대는 그야말로 벌집처럼 우후죽순으로 하늘을 찌르는 아파트로 자리잡고부터 여천천은 하천이 아닌 시궁창으로 변하고 말았다.


 태화강보다 더 심각한 오염의 늪에 빠져 모기유충이 생기는가하면 물고기는 구경조차 할 수가 없어졌다. 이수삼산청년포럼 회원들은 "여천천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공업의 출발점인 남구를 흐르는 여천천 지하에 묻히게 할 수 없다"는 다짐을 하면서 팔을 걷어 부치고 악취가 진동하는 하천에 들어가 현장답사를 하고 비슷한 부산도심하천·동천과 온천천을 답사하고 해결방안을 관에 건의도 했다.


 발원지인 파라골에서 하류까지 답사를 하면서 상류에는 다슬기가 서식하는 것도 확인을 했으나 점점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광로교(울산관광호텔) 아래서 부터는 하수구인지 하천인지 배수장인지 헷갈린다. 그래도 먹이 찾아 날아오는 갈매기, 왜가리를 간혹 볼 때면 기특하다는 감탄사가 나온다.


 남구복지회관 어르신들과 둔치에 꽃도 심고 청소를 하면서 여천천 인근 주민과 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관에서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여천천 마스트플랜을 계획하는 가닥이 잡혀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서의 구절처럼 지금은 죽음 앞에 놓였으나 민관이 관심을 가지고 돌아본다면 좋은 생태하천으로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면서 지난 2000년부터 줄곧 여천천 가까이서 아래와 같이 가능한지 어떨지는 다음일이지만 일단 설계를 해본다.


 달동이나 삼산은 이름만 남았지 산이라곤 없는 곳이라 하여 달동과 삼산주민을 위하여 이번에 남구에서 계획하는 여천천의 미래상에 대하여 시민으로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하천수변을 이용하여 산책길을 만들어 시민들이 가볍게 운동을 하면서 피부에 닿도록 설계하는 것은 어떠한지? 태화강 산책길처럼 사방연결을 시키듯이 여천천도 돗질산과 연결시켜 태화강 그리고 울산연안을 바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한다면 고령화 사회로 전환되는 미래에는 높은 가지산, 신불산 보다 바다가 보이는 돗질산을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5월 중순 일본 대마도 이즈하라항구와 연결 된 하천은 아주 얕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물고기가 주야장천 유영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여천천도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옛날 검은 연기 쉼 없이 피어오르라고 첫 삽을 뜬 공업도시 아닌 생태산업도시남구가 될 것이라 믿어본다. 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태화강을 세계로 끌고 가듯이 남구에서도 여천천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로 따라가면 금상첨화지만 우선 전국에서 부러워하는 청계천 못지않은 여천천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시민으로 또 구민으로 늘 관심을 가진 곳이라 펜을 들어 가닥이 잡혀가는 여천천의 미래를  제안해본다.
 태화강이 울산 도심의 심장이라면 여천천은 남구중심의 심장이다. 옛 역사에 남은 이수삼산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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