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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붉은색, 분홍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선사해 준다. 대표적인 꽃으로 누구나 꽃의 여왕인 장미를 뽑을 것이다. 장미는 수천 년에 걸쳐서 육종된 품종만도 2만 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꽃들 중 유독 파란색을 띠는 꽃은 찾아보기 힘들다.

 꽃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장미에 파란 화색을 갈망했지만, 무엇이든 만들 것 같은 육종가들 조차 파란장미는 이루지 못할 꿈으로 인식해 왔다. 이는 장미에는 파란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전통적인 육종으로 파란 장미를 생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꿈은 이루어 진다'는 말처럼, 최근 유전공학을 바탕으로 한 형질전환기술은 몇몇 꽃들에서 자연에서 이루지 못하는 화색을 가능케 하고 있다. 즉 파∼란 화색을 갖는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호주의 플로리진(Florigene)사가 제비꽃에서 푸른색을 내는 델피니딘(delphinidin) 색소를 만드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장미에 도입하고 기존의 붉은색과 황색 유발의 유전자를 제거해서 오랜 시간 갈망해 왔던 최초 파란 장미가 탄생되었다.

 파란색을 띠는 꽃의 개발은 1996년 플로리진(Florigene)사에 의해 문더스트(Moondust)란 이름의 연한 보랏빛을 띠는 카네이션의 생산으로부터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보라색에서 파란색에 걸쳐 5종의 색깔을 갖는 유전자변형 카네이션이 개발되어 있다. 카네이션이 최초로 파란 화색의 주인공이 된 것은 장미와 동시에 페튜니아 유래의 파란색 유전자를 도입하였으나 장미에서는 유전자가 작용하지 않고 카네이션에서만 작용하여 파란 꽃을 생산한 것이다. 이 외에도 파란색 국화, 연푸른빛의 토렌시아가 개발되었다. 또한, 유전공학기술에 의해 구릿빛의 개나리, 노란 페츄니아 등 다양한 화색의 꽃들이 개발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일본 치바대학 미이 마사히로 교수팀이 파란 호접란 꽃을 피우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호접란은 고급 화분으로 고가에 거래되는 꽃으로 교배를 통해 다양한 화색의 품종을 생산하고 있지만, 파란색 꽃을 가진 품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접란도 장미와 마찬가지로 파란색을 띠는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닭의장풀에 있는 델피니딘 유전자를 분홍색 꽃을 피우는 호접란 품종에 도입하여 닭의장풀 꽃색과 같은 아름다운 파란색 꽃을 피워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같은 유전자를 이용하여 파란 다알리아 꽃의 생산도 성공한 바 있다고 한다.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이라고 한다. 수년간 육종학자들이 파란장미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만들지 못한데서 유래하지 안했나 추측해 본다. 이젠 유전공학기술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있다. 장미, 카네이션뿐만 아니라 많은 품종들에서 파란색 꽃을 싶게 볼 수 있게 되어, 그야말로 "파∼란 꽃들의 전성시대"가 오지 않는가 싶다.

 유전자공학기술은 화색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향기, 꽃의 수명, 꽃의 저장성 등, 꽃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미래의 화훼산업에 다양한 품종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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