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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생 작가.
#작가소개
본명은 권경수. 1937년 일제 강점기 일본 도쿄 빈민가에서 가난한 노무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광복 후 경상북도 청송으로 귀국했다.


 가난 때문에 재봉기 상회 점원, 나무 장수, 고구마 장수 등을 하며 객지를 떠돌던 그는 5년 뒤인 1957년 경상북도 안동 일직면 조탑리에 들어왔다. 이후 22세 때에 지병인 결핵 때문에 집을 나갔다가, 1966년에 다시 정착, 1982년까지 마을 교회 종지기로 살았다.


 동화 작가로서 많은 인세를 받아 왔지만, 직접 지은 5평짜리 오두막집에서 강아지와 둘이서 사는 검소한 삶을 살다가 2007년 5월 지병이 악화돼 대구 가톨릭대에서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자신이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거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유언을 남겼으며, 2009년 3월 그의 유산과 인세를 기금으로 해 남북한과 분쟁지역 어린이 등을 돕기 위한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설립됐다.


 기독교 신자인 권정생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연과 생명, 어린이, 이웃 그리고 무고하게 고난 받는 이들에 대한 사랑을 작품의 주요 주제로 다뤄왔다. 1969년 단편동화 <강아지 똥>으로 월간 <기독교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동화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무명저고리와 엄마'가 당선됐고, 1975년 제1회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동화집 <강아지똥> <사과나무밭 달님> <하느님의 눈물> 등과 소년 소설 <몽실언니> <점득이네> <한티재 하늘>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등이 있다.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도 있다.
 
#에피소드
"유언장이라는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게 쑥스럽다…"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일대기를 담은 책 <천국의 이야기꾼 권정생>이 출판됐다.이 책은 권정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아홉 나이에 찾아온 결핵은 일흔이 되도록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일본에서 가난한 청소부의 아들로 태어나 경북 안동 조탑리 빌뱅이언덕 토담집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권정생의 삶은 동화보다 더 동화적이었다. 자신의 병이 동생의 결혼에 방해될까봐 행려병자로 떠돌던 한때, 교회 문간방에서 살며 종지기로 살던 시절,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글을 쓰게 된 과정, 이오덕 선생과의 만남 등을 읽다 보면 가슴 한켠이 아릿해진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에 담긴 고통과 슬픔,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은 그의 삶이 씨앗이 되어 피운 꽃이었다. 눈으로 만든 토끼, 길에서 주워온 강아지, 그의 죽을 훔쳐 먹던 생쥐 등 권정생은 주변의 모든 것들에 온 마음을 줬다.


 <행복> <봄빛> 등의 소설을 쓴 정지아 작가는 후기에서 "권정생의 삶은 그의 책 <강아지 똥>과 똑같다"고 썼다. 권정생의 일대기를 쓰기 위해 권정생에 관한 자료를 낱낱이 찾아 읽었을 그는 유언장에 담긴 깊고 순한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고도 했다. "내가 목을 늘이고 가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저 높은 곳을 향해 달리는 동안 권정생은 한없이 몸을 낮춰 가여운 모든 것들을 마음에 품었다" 작가의 말이 책장을 덮는 순간 마음에 와 닿는다.

   
▲ 몽실언니.
#최근 인기작
1969년 동화 <강아지 똥>으로 문단에 나온 동화작가 권정생의 <몽실 언니> 새 판본.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녹아진 처참한 가난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이웃과 세상을 감싸 안은 한 소녀의 위대한 성장기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일본에서 돌아온 몽실의 아버지는 멀리 돈을 벌러 떠났다. 몽실의 어머니는 먹고 살기 위해 몽실을 데리고 다른 남자와 살러 갔다. 새아버지는 동생 영득이가 태어나자 몽실을 모질게 대했다. 결국 몽실이는 절름발이가 된 채로 홀로 친아버지에게로 돌아오는데….


 책 속 세상은 지금 아이들은 상상하기 힘든 세상이다. 한국전쟁 이후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 갈 삶이라는 전쟁으로 더 많은 괴로움을 겪는다.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이 그친 후에도 계속되는 비극. 생존을 위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내는 한 소녀의 성장기를 따라가는 것은,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체험이다. 극심한 가난과 이념 갈등이 한반도를 집어삼킨 6.25 이후,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세상에 짓밟히지 않고 인간다움을 잃지 않았던 위대한 인물의 초상 앞에 한없이 숙연해진다. 이렇게 고난 속에도 굳건히 피어난 그의 아름다운 삶은 오늘날 아이들에게 세대를 뛰어넘은 먹먹한 감동과 굳센 희망을 전한다.


 판화가 이철수가 새롭게 그린 목판화 27점을 함께 담았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 그리고 섬세한 채색과 서정적 색채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 울산점이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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