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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새벽,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는 시점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휴대폰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 문자 메시지를 통보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솔직히 나 부터도 많은 안부 문자를 받게 되면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할 때 내가 받은 다양하고 예쁜 이모티콘 문자 메시지를 골라 거꾸로 받은 사람들에게 전송시켜 주기도 한다.
 새 해 인사를 하지 않으려니 찝찝하고, 그렇다고 일일이 사람들에게 한마디씩 덕담을 만들어 보내려니 귀찮기도 하고... 그냥 '최소한의 예의나 갖추자'하는 식의 속셈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1일 오전에 휴대폰으로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번호를 확인 해 보니 001로 시작하는 번호였다. 어디서 온 전화인지 궁금해서 받아 보니 멕시코에서 유학 중인 선배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학생의 신분으로 유학을 하고 있으면서도 비싼 국제전화료를 감수하는 희생을 마다않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건 선배의 배려에 예의상 문자 메시지 돌리기로 대충 인사를 때운 내 모습을 보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성탄절 축하 문자 메시지, 연말연시 잘 보내라는 안부 메시지, 새 해 복 많이 받으라는 안부 메시지들이 쉴 새 없이 휴대폰으로 날아 왔지만 정작 그 메시지들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삭제되고 말았다.
 하지만 멕시코로부터 걸려 온 안부 전화는 그토록 많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안부 메시지보다 더 큰 감동과 감사를 선사 해 주는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팔이 떨어 져 나갈 정도로 많은 카드를 직접 만들고 쓰느라 고생스러웠던 지난 날이 생각난다. 인사나 안부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수고스럽다 할 지라도 정성과 진심이 담긴 인사나 표현은 반드시 감사와 칭찬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겉으로만 내 비치려 하는 껍데기의 동방예의지국인들이 아닌 진심어린 예의로 가슴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예의를 갖출 줄 아는 '예의 인'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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