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특수교사로 일한지 벌써 3년째...
 누군가를 만나 "어떤 일을 하세요?" 라는 질문에 "저는 장애전담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라고 대답을 한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란 눈을 하며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네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놀랄 만큼의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반 어린이집 교사들과 같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돌보고, 가르칠 뿐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생각의 차이로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힘든 대상이 되고, 아이들에게 다가오는 것 또한 많이 힘들어한다.
 내가 근무하는 꿈나무어린이집은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 가까운 산책로에 가서 30분정도 산책을 한다. 처음 아이들과 산책을 하러 갔을 때 우리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시던 아주머니, 아이들을 피해 슬쩍 지나가시던 아저씨, 아이들이 좋아서 다가가다가 뒷걸음질 치시던 어른들, 아이들이 따라올 까봐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시던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직까지는..' 말을 떠올리게 하여 너무나도 속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아이들과 산책을 하러 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산책하러 오시는 분들의 시선과 태도들이 점차 달라져갔다.
 우리 아이들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뛰어갈 때면, 지나가면서 "조심해라" 라는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또 휠체어를 탄 아이들에게는 "화이팅" 이라는 말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분,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 주시는 분들도 생겼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눈을 보며 "귀엽다", "예쁘다" 라는 말도 해 주시는 분들, 함께 간식을 나누어 먹는 분들도 늘어갔다.
 그 분들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산책을 하시는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환한 미소를 보내며 꽃을 꺾어 주면, 아이들은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번은 사회경제프로그램활동 차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요리 재료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았다. 물건을 산 후 아이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데 직원분들께서 우리 아이들을 1년 동안 보아왔지만 해 준 것이 없다며 새해 선물로 예쁜 곰인형을 주셨다.
 이렇게 점차 달라져 가는 주위의 시선을 볼 때마다 무관심과 경계, 장애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허물어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더 행복하고 밝은 미래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