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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고 아파하지 마라
진다는 것은 이미
피어난 기쁨이 있었거니
한때의 절망은 또한
은거(隱居)한 기쁨 아니냐
 
저 규칙적 궤적을 보아라
한 쪽이 올라가면 건너 쪽은 내려가야
온전한 사람살이가 되지 않느냐
 
시소에 앉은 아이가
내려간다고 언제
절망한 적이 있더냐


■ 시작노트 : 세상만사는 균형 감각의 범주 속에 존재한다. 산마루가 높으면 골은 깊을 것이고 고통의 겨울이 있었던 자에게 번영의 봄은 오게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불행만 있거나 슬픔만 있으란 법은 없다. 자전거의 앞바퀴는 가야할 위치를 바로 잡아주고 뒷바퀴는 체인을 걸고 부지런히 밀어준다. 달과 해는 서로 당기고 밀며 끊임없이 밤낮을 생성해 나가고 있다. 오늘도 인생 희로애락의 총량이 같도록 하기 위해 하늘은 느긋이 균형의 시각으로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 약력 : 시집 <유월에 대파꽃을 따다>, '수요시 포럼' 동인, 현대고등학교 근무. albatros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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