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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1960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3년 '문예중앙'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985년에는 '문학사상'에 중편소설 '죽음 잔치'가 당선돼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1980년대를 거쳐온 네 젊은이의 고뇌와 각성, 치열한 진실을 그린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로 제1회 국민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세월>,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성에>, <외출>, <꽃피는 고래>, 소설집 <단종은 키가 작다>, <푸른 나무의 기억>, 산문집 <사람 풍경>, <천 개의 공감>, <좋은 이별>, <만 가지 행동>, 시집 <모든 절망은 다르다> 등을 펴냈다. <꽃피는 고래>로 제10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김형경 작가는 심리 에세이로 더 유명하다. 특히 자신이 직접 정신 분석을 받았던 경험과 이후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 얘기해 독자들의 공감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최근작 <만 가지 행동>에서 역시 자신이 직접 겪은 '훈습'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훈습'이란 심리치료 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이다.


 한 일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훈습 기간 동안 '자신과 타인,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등 모든 영역에서 관점이 변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행했던 다양한 시도와 행위,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만행(萬行)'이란 불교 용어를 빌려 와 책 제목으로 삼았다.


 "이전 심리 에세이에선 제 이야기를 조금만 했어요. 그런데 훈습은 제 이야기가 아니면 할 수가 없어요. 남의 이야기를 훈습에 넣을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제 이야기에요. 이 이야기는 너무 사사롭고 개인적인 이야기어서 안 쓰려고 했던 거에요. 그런데 친구들이나 독자들로부터 '그 얘긴 왜 안 쓰니?' '그 얘길 책으로 써줘요' 이런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생각해 보니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는 바로 이거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쓰게 됐어요"


 작가가 정신 분석을 받은 것은 서른아홉 무렵.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엔 여기가 막다른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책 한 페이지를 집중해 읽기 힘들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총체적 난국에 부딪힌 당시 작가가 내린 진단은 '중년의 위기'가 왔다는 것. 이후 정신분석을 통해 그는 중년으로 넘어가는 변환기를 준비 없이 맞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년기의 꿈과 방식을 버리고 중년 이후의 삶을 잘 살아갈 '나'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훈습기간 동안 그가 먼저 했던 일은 '저 마음이 내 마음이다'라고 여기는 자세였다.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은 저런 점이 마음에 안 들어' 느꼈던 것이 모두 자기 안에 있단 것을 이를 통해 알게 됐다.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나니 점점 불편한 사람이 없어졌다. 누군가가 불편하게 느껴지면 '저 사람을 불편해하는 내 마음이 무엇일까' 매일 물었고, 답을 찾으면 잊지 않고 메모했다. 그렇게 삶의 순간순간 마다 자신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는 그것들을 모두 꺼내 내 것으로 인정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자신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 그런 과정이 있어야 중년 이후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아가 형성되고 새로운 삶의 목표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인기작
직접 정신분석을 받으며 체득한 내용을 재미있고 편안한 삶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낸 심리 에세이 시리즈의 첫 편이다.


 김형경 작가는 이십여 년 전 '인간의 마음을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해부도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기술한 책은 없을까?' 하던 꿈을 떠올리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는 깊이 있는 통찰에 문학적인 향기까지 더해져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한 번쯤 '내 마음이 왜 이렇지?' 라는 물음을 가져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가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소소하고 다양한 체험과 그 안에 녹아있는 내면 성찰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사람풍경>에서 그는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을 보면서 그 어두움과 막막함에 '무의식'의 거대함을 생각하고, 어두컴컴한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우울의 원인에 대해 고찰한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는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 공감의 의미를 깨닫는다. 또한 풀 한 포기에도 공감할 줄 알던 수도사의 모습에서 고난을 겪어 낸 후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얻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한다. 마음의 비밀을 열어보는 이 책은 정신분석이나 심리 에세이를 처음 만나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 울산점이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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