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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나이(?)에 작년 7월 출범한 울산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평생교육관계자워커숍에 참여하였다. 나만 생각하던 세월을 뒤로하고 무언가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료상담 재능기부를 하다 보니 소장까지 하게 되고, 지인의 추천으로 생태도시 순천 워커숍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울산평생교육을 주 업무로 하는 공무원 13명, 평생교육기관 관계자 16명, 평생교육자원활동가 8명 모두 37명이 참여하는 실무교육이다. 아마 나 같은 순수민간인이 참여하는 것은 야전 평생교육종사자들에 대한 배려였고, 민초(民草)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이해하였다.

 처음에는 워커숍 하는데 많은 공무원들이 모여 돈 들여가며 꼭 멀리가서 해야 할까? 시청 회의실도 있고, 울산발전연구원의 아이디어룸(idea room)도 있는데 굳이 오며 가며 하루 걸리는 일정을 들일까 였다. 나중에는 참 유익한 일정이었구나로 바뀌었다.

 이번 현장교육은 '자연과의 소통, 생태학습의 시작!!'이라는 주제의 순천시 생태학습박람회, 전국 최초로 개최되는 생태학습박람회는 전국 35개 평생학습도시(현재 90개 지자체 지정, 울산은 울주군·중구·북구지정 됨)와 생태지향도시가 참여, 도시별 특색 있는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진행과 결합한 일정이었다.

 순천시는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다. 지정 10주년을 맞아 생태학습박람회와 함께 전국최초 정원박람회장을 엮어 볼거리 기회를 함께 마련한 것이다. 순천시가 680억을 들여 2011년 개관한 평생학습관은 최고의 시설, 최상의 서비스, 주민중심 프로그램운영, 접근용이 등 신기할 정도의 편의 시설에 놀랐다.

 첫 일정에서 순천평생교육정보센터 김선갑 학습관은 친절맨이었다. 예고도 없이 불쑥 들린 우리 일행 6명에게 투박한 재활용 잔에 커피 한 잔 내 놓으면서 "우리 평생학습관 전 부서는 커피한 잔도 재활용 컵을 사용한다"로 시작하더니 순천시의 생태평생교육을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소개해 주었다. 시민이 가장 편하게 대화하고, 가장 쉽게 정보를 찾고, 가장 쾌적하게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를 한다고 했다. 지자체의 놀라운 시도와 관심이 보잘 것 없던 순천만,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 순천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한 것이다. 

 첫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변종임 본부장이 그동안 항상 세컨포지션(second position)에 머물든 평생교육이 처음으로 국정핵심과제로 격상된 점, 서울시도 아래로부터 참여하는 평생교육이 연구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있게 들었다. 이어 3시간 그룹토의가 5개조로 편성·진행되었다. 시(市)평생교육팀, 교육청평체과, 도서관, 구·군평생교육팀, 평생활동가들이 헤쳐모여 팀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진행자는 BS(Brain Storming)법을 십분 활용하여 울산의 평생교육발전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양산(量産)하도록 분위기를 맞추었다. 이 자리에서 격려도 있었지만 여러 부문에서 지적도 있었다. 끝까지 함께한 신기왕 평생교육진흥원센타장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의 다양한 제안에 쏟아 진 것이다. 이 생각들이 잘 수용될 것으로 믿어 본다.

 다음 날 개관 이래 하루 10만 명 정도가 찾는 다는 정원박람회 장을 찾았다. 민둥산을 이용한 공간은 시민트레킹 장소로 울산대공원 만큼(?)은 못 되도 설계가 근사했고, 세계의 정원을 한 군데 모아둔 것도 이색적이었고, 각종 아이디어를 활용한 부분 활용도 돋보였다. 긴 박람회장을 3시간 동안 견학하면서 초면인 시(市)평생교육 K 담당관의 고뇌도 들었다. 우리 시가 참 잘하려 하는데 시민들이 알아주지 못할 때 안타깝고, 산업·공해도시 울산이 기적적으로 생태도시로 바뀌게 한 '태화강의 꿈'을 평생교육과 연계하면 좋겠고, 이제 돌을 한 달 앞둔 울산평생교육진흥원이 이런 탐방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도록 기안(起案)하겠다고도 했다.   

 오후 관내 외 120여개 평생학습 기관·단체 체험 부스운영과 공연·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이번 순천생태평생축제는 교육, 생태, 자연, 문화, 예술, 가족중심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공간으로 가꾸어졌다. 전라도 뿐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가 작은 부스에 참여한 것도 특이했다.

 필자는 처음에는 다소 의하해 했다가 나중에는 매니아(menia)가 된 것이다. 평생교육은 우리의 삶(live)이고, 우리의 주변의 모든 것임을 다시금 알게 해준 순천미팅이었다. 올해 제1회 울산평생학습박람회에 대한 혜안(慧眼)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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