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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 데미안(teri****)님의 글
SNS와 인터넷의 발달은 사회 구성원간의 소통을 증진시킬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듯 하다. 첨단 기기와 정보통신의 발달이 극단적 이념을 가진 자들의 집단화를 부르고, 그들 집단 간의 갈등만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촛불집회 당시 큰 반향을 부르며 성장한 다음의 아고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저장소, 그리고 오늘의 유머까지 각양각색의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극단적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의 저열함은 상상을 초월하며, 조그만 생각이 다른 타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증오하는 행태는 마치 홉스가 말한 '정글이 여기에 있다'고 느낄만큼 심각하다.
 지난 5·18 민주화 운동 33주년을 앞두고 일베의 증오문화가 결국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 동안 쉬쉬하던 문제가 공론화의 장으로 나간 것이다. 그 이유는 일베의 일부 극단적인 논객들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희생당한 선열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범죄자들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될 인권유린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일베를 비롯해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발언을 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 공표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가 '5·18 왜곡 근절'을 위해 마련한 온라인 신고센터에까지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은 이곳에서도 입에 담기 힘든 인권유린적 발언을 지속하고 있는데, 그들의 증오가 도대체 무엇을 향한 것인지, 그리고 왜 일어나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증오가 만연하는 몇 가지 이유를 추정해본다. 우선, 우리 사회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살아가는 기쁨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에 대한 불만, 자신의 실패에 대한 불만이 자기자신이 아닌 불특정 대상을 향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일베라는 사이트를 통한 극단적 보수세력의 집단화가 그들 스스로를 우월한 인간 혹은 정당성을 지닌 인간으로 만들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한 집단 내부에서 동일한 가치를 가진 자들이 모일 때, 그리고 그들이 서로를 인정할 때 그들은 얼마든지 그들의 논리가 정당하고 합리적이라는 착각을 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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