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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와 배추 그리고 고추를 비롯한 많은 우리의 토종 채소들, 그리고 우리의 매운 맛 상징인 청양고추까지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다. 이러한 채소들을 재배할 때마다 외국기업에 씨앗 값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토마토 씨앗의 1g의 가격은 최고 18만원, 컬러 파프리카 씨앗 1g의 가격은 최고 15만원에 육박한다. 요즘의 금시세가 1g에 약 5만원인 것을 생각해보면 금보다 비싼 종자가격이다.

 이렇게 금보다 비싼 채소 씨앗들을 왜 다른 나라에 값을 지불해야 하는 걸까. 과거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의 상당수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합병이 됐었고 그러면서 고추와 무, 배추와 같은 토종 채소 종자의 반 이상이 외국기업에 넘어간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농산물 종자시장 규모는 2011년 426억 달러이며, 종자 수출액은 백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은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농업선진국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몬산토와 듀폰, 스위스의 신젠타 등 거대 기업들의 점유율은 전체 종자시장의 70%에 달한다.

 세계 소수 기업들이 전 세계 농업 생산에 필요한 종자 대부분을 가지고 있어 종자 살 돈이 있어도 팔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그래서 종자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시간이 갈수록 종자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도 종자확보 전쟁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것은 바로 10년에 걸친 장기 투자 계획인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종자 2억 달러 수출과 2030년 30억 달러 수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총 사업비 4,911억 원 중 정부가 3,985억 원, 민간이 926억 원을 투자하여 수행된다.

 골드 시드 프로젝트에선 국내 품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의 지속적인 확대와 정부의 차질 없는 정책 추진을 통한 종자산업의 수출 산업화 유도 그리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종자 전문 기업 육성 및 전문 인력 양성, 개인 육종가를 활용한 민간 역량 강화 등을 종자산업의 육성 방안으로 제시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2012년 식물 품종보호제도가 전면 시행됐지만 벼와 배추, 무, 고추 등 일부 작물을 제외하고는 국산 종자 보급률이 과수 23%, 화훼 10%에 불과하고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등 국제 교역이 많은 글로벌 종자 품종 개발도 여전히 미흡하다며 위와 같은 종자산업 육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연구개발 부문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2010년 종자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부문 투자 금액은 4100만 달러로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산 종자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하의 치밀한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골든 시드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종자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성공시켜 전 세계에 또 하나의 한류 바람, K-seed의 열풍이 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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