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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전남 함평 출생.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2007년 5,000만 원 고료의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됐다.
 이후 2009년에는 <내 심장을 쏴라>로 1억 원 고료였던 '제5회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려갔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수상 이후 일체의 작품 발표 없이 장편소설 <7년의 밤> 집필에만 몰두하다, 최근 신작 장편 <28>을 펴냈다.
 
#에피소드
2011년 발표한 <7년의 밤>이 약 30만부 팔리면서 한국 대표 작가로 발돋움한 정유정 씨가 신작 장편 <28>로 돌아왔다. 신작 <28>은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초토화된 서울 인근의 소도시 화양에서 벌어진 28일간의 무간지옥을 그린 소설이다.


 지난 12일 <28>을 펴낸 정 작가는 한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구제역 파동 때 돼지 생매장 동영상을 보며 책의 시놉시스를 썼다고 밝혔다. 깊은 구덩이 안에서 죽음에 직면한 돼지 수백마리가 울부짖는 동영상이었다.


 그는 "먹고 먹히는 게 생태계의 본질이기는 하지만 다른 종에 대한 존중과 감사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다수와 소수'라는 인간 사이의 갈등도 마찬가지. 작가는 한센병 환자들의 소록도 격리를 당연시하는 여론에서 소수의 희생에 대한 인간적 배려와 감사가 없는 한국 사회를 봤고, 이 소설의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작가의 문제 제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건 역시 특유의 긴박한 이야기 전개다. 그는 이번에도 화양의 모델이 될 도시를 찾고, 그 도시의 지도를 구해 인물과 이야기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다. 4~5차례 퇴고와 수정을 거쳐 톱니바퀴처럼 빈틈 없이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정씨는 "소설은 누가 뭐래도 이야기의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든 어젯밤 꿈이든 이야기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성에 차는 게 인간이라는 설명이다. "드라마와 영화에 '이야기'라는 도구를 빼앗긴 상황이지만 소설만이 한계가 없는 이야기를 쓸 수 있죠. 소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낸 후에야 영화가 영상을 구축할 수 있어요.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인기작
2011년 발표한 <7년의 밤>이 약 30만부 팔리면서 한국 대표 작가로 발돋움한 정유정 씨의 신작 장편 <28>.


 이야기의 무대는 서울에 접한 인구 39만의 도시 화양. '불볕'이라는 뜻의 이 도시에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생한다.


 첫 사망자를 후송한 구급대원, 치료한 의료진이 모두 사망하고 감염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감염되면 눈이 핏덩이처럼 빨개지고 사흘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진 유일한 단서는 개와 사람에게 공통으로 전염된다는 점. 정부는 개들을 눈에 띄는 대로 죽이는 '살 처분'에 나서고, 그래도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군대를 동원해 화양을 철저하게 격리한다.


 작가는 28일간의 긴박한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 후 다수의 안전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게, 인간의 안전을 위해 다른 종의 생명을 빼앗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따져 묻는다.


 '화양'에서 28일간 펼쳐지는 소설은 인간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존을 향한 갈망과 뜨거운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리얼리티 넘치는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무저갱으로 변해버린, 파괴된 인간들의 도시를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5명의 인물과 1마리 개의 시점을 톱니로 삼아 맞물린 6개의 서사적 톱니바퀴는 독자의 심장을 움켜쥔 채 현실 같은 이야기 속으로 치닫는다. 치밀하고 압도적인 서사, 숨 쉴 틈 없이 달려가는 문장,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주영기자 uskjy@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 울산점이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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