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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울산산업문화개발원 강종진 원장이 2010년 발간한 <옹기 이야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문화원형 창작소재개발사업에 선정돼 발간한 책으로, 강 원장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화제가 됐다.

울산 문화산업의 싱크탱크 역할 최선 다할 것
지역 역사문화 자산 상상력 입히는 작업 매진
목표는 공업과 문화산업 균형 이룬 창조도시
산업·문화예술 공존 복합문화단지 조성 제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창조경제'가 화두로 부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가장 반기는 분야는 '콘텐츠' 산업계다. 업계는 창조경제의 핵심 축을 창의력과 콘텐츠로 여기고 있다. '콘텐츠 산업=창조산업'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국내 콘텐츠산업은 해마다 비약적으로 성장, 올해는 10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울산은 지난 2010년 초까지만 해도 이런 흐름에 비껴 있었다. 문화산업진흥재단이 없다보니 콘텐츠 개발과 유통판매를 책임지는 콘텐츠 진흥원이 없어 눈앞에서 연간 14억에 달했던 국비예산을 놓친 적도 여러번이었다. 그런 울산에 2010년 늦게나마 다행히 울산의 콘텐츠 진흥원 격이라고 할만한 (재)울산문화산업개발원이 들어섰다.

이후 개발원은 만화와 게임, 출판, 영상 등의 핵심 콘텐츠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해오고 있다. 최근엔 성과도 눈에 띄게 나타나 콘텐츠 산업관련 각종 국비 지원 소식들이 들려온다. 그리고 그 중심에 창조산업의 희망찬 초석을 다지고 있는 강종진(48) 울산문화산업개발원장이 있다.

#4D 애니메이션 제작 등 개원과 함께 가시적 성과= 지난 26일 개발원에서 만난 그는 이날 새벽4시까지도 직원들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받은 스토리창작지원센터 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울산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들을 얘기할 땐 생기발랄한 눈빛이 그대로 살아났는데, 한 분야에 강한 애착을 갖고 몰두하고 있는 사람 특유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강 원장은 "최근 울산학연구센터가 펴낸 <울산엔 오백가지 이야기가 있다>처럼 울산엔 이미 반구대암각화, 천전리각석 등의 문화재를 비롯해 고래, 처용, 태화강, 쇠부리, 옹기 등 다채로운 소스들이 많이 있지만 이것이 이용자들에게 재밌는 콘텐츠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새로운 문화자원을 발굴하는 것 보다 이 자료들을 잘 요리해 적재적소에 활용, 문화산업으로 개발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요즘 히트 문화상품들을 보면 모두 재미와 흥미가 있듯, 울산만의 문화자원과 공학인력을 갖고 모바일 앱 등만 만든다해도 작게는 지역의 문화관광안내에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게 퍼지면 타 지자체, 해외에까지 수출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기술을 가질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이처럼 공업에만 치우친 울산에서 문화산업을 일궈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문화로 돈벌이를 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개발원은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개원과 함께 주령구 게임개발을 시작하더니, 입체영상 문화기술 공동연구센터 울산주관기관 선정, 울산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지방대학활용 지역문화컨설팅 사업선정, 옹기문화원형 이야기창작소재 개발 선정, 반구대 암각화 소재 2D 단편 애니메이션 '내셔널트레져285' 서울환경영화제 본선 진출, 울주군 스팟광고영상 제작, 울산홍보3D입체영상제작, CG 그래퍼 전문 교육실시, 4D 애니메이션 '레이싱 고래 앤디'제작 등 전국 문화산업무대에 울산의 위상을 높여왔다.

   
▲ 강 원장이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역 스토리창작센터 육성에 전력투구= 요즘 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역 스토리 창작센터 육성 지원사업이다. 전국 17개 콘텐츠진흥원 중에서도 단 6개 기관만이 선정된 이번 사업에 개발원이 선정되면서 그는 "지난 수년간 울산의 문화원형 발굴 및 스토리 창작과 콘텐츠개발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년 5천만원 국비가 지원되며 최대 5년간 사업을 해나가게 된다.
 
이 사업엔 문화콘텐츠 학과가 있는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인문대생들에게 살아있는 지식과 폭넓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 더욱 뜻깊다.
 
강 원장은 "일반적인 전문가 초청식 강연을 넘어서 전국의 유명영화감독, 만화가, 스토리텔러 등의 작업현장에 수강생들이 직접 찾아가서 특강을 듣는 수업방식을 채택해 더욱 폭넓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유치운동에도 앞장= 콘텐츠 산업 말고도 지역의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이라면 어디든 힘을 보태고 있는 그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그의 활약이 눈부신 것은 지난 2010년부터 시행중인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의 울산 유치운동. '문화도시울산포럼'에서 맺은 김종수 고문과의 인연을 살려 시작했던 것이 어느덧 수십만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운동으로 번졌다.
 
게다가 지난해 말엔 사진작가였던 이력을 살려 '울산사진미래포럼'을 기획하더니 올초엔 갓 창립한 '반구대포럼'에서 반구대암각화를 문화콘텐츠화 할 방안들을 지역 사회에 내놓고 문화예술교육에도 힘쓰는 등 산업도시 울산을 문화도시로 가는데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문화재단 및 문화산업재단 설립 시급= 그런 그의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했다. 당연히 개발원과 관련한 임무를 들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일. 그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지역 문화예술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창조경제, 창조도시 말은 하지만 단기간에 산업화를 겪은 한국 실정에서 문화산업을 활용한 창조경제는 아직 어려움이 많습니다. 정책 입안부터 결정까지 여전히 학연, 지연 등 인맥이 끼어들거나 창의력 있는 예술가의 참여는 부족한 채 행정가들의 손에서 모든 게 결정되는 지금의 상황도 그렇습니다. 울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도시의 밀알이 될 예술가 인력풀의 개발과 운영체계가 급선무인데 예술대학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상 그 기본이 빠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단과 문화산업재단 설립도 시급하고요"
 
그러나 그는 희망도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울산은 산업, 생태도시로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우수한 공학인재나 전문기술자들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는 이 역량을 활용해 산업과 과학,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한다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 해 수백만의 관광객을 유인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늦은 출발이었기에 오히려 잘못된 길은 피하고 선례는 더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원 역시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소재 가치창출에 주력하며 명실공히 지역 문화산업의 씽크탱크로서 이에 힘을 실겠단 바람이다. "그간의 성과는 울산시와 지역전문가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격려 덕분이었습니다. 앞으로 울산의 문화콘텐츠산업을 담당하는 단체로서 신뢰와 능력을 쌓기 위해 더욱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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