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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SF소설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평을 받는 작가 배명훈.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테러리스트'로 '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2005년 'Smart D'로 제2회 과학기술창작문예 단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9년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연재했던 이야기들을 묶은 첫 소설집 '타워'를 발표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시간의 잔상' 필진으로 '다이어트' 등을 게재하며 꾸준히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작가로 2010년 '안녕, 인공존재!'로 제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신의 궤도>를 시작으로 <총통각하>, <은닉>, <청춘> 등을 출간했다.
 

#에피소드
한 문화웹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독자와 대화하는 작품을 써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모든 독자를 두고 쓰면 힘들다'는 그는 <안녕, 인공존재!>를 집필할 때 책 전반부를 좋아하는 독자군과 뒤쪽을 좋아하는 독자군이 있음을 깨달았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까 고민하던 그는 열 명 이내의 지인을 두고 쓸 때의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했다. 집필 초기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연재한 뒤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얘기를 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열 명 남짓의 친구들이었고요. 오랜 기간 딱히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이 썼었죠. 그게 시리즈가 되어 분량이 많아지다 보니 읽기가 너무 어려워졌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단편을 쓰자"고 생각한 게 2004년이에요"
 

 배 작가는 또 "특히 <폭격>을 쓰며 깨달은 것이 '많은 독자를 하나하나 맞추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이다'라는 거였다"며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대화'를 해야하는데 단, 너무 신경 쓰면 글이 막히는 만큼 어느 정도 선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도 공개했다.
 공부를 오래해서인지 필독서 목록처럼 남이 추천해 준 책은 잘 못 읽는다는 배 작가는 스스로 고른 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스스로 고른 책이 가장 재미있어요. 가장 재미있는 상상은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솟아나요. 아이들에게도 읽을 책 목록을 주지 말고 스스로 고르게 했으면 좋겠어요. 책등을 보고 맘에 들면 꺼내서 훑어보고 아니면 다시 집어넣고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성향과 독서취향을 발견할 수 있게 돼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고 살아가요. 좋아하는 맥주, 좋아하는 옷, 좋아하는 책이 뭔지 알아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요. 다그치지 말자고요."
 

 그에게 독서란 꼭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일례로 "서점에 가서 책등만 보다 나올때도 있다"며 "그 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고 그 아이디어에 내가 어떻게 끼어들지 생각하는데 그 순간이 바로 상상력이 증폭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기작 - 은닉

사랑에 목숨 건 킬러 그를 둘러싼 무기·정보전쟁  

   
▲은닉


배명훈의 신작 장편소설 <은닉>은 장르와 순수 두 지형에 한 발씩 담그고 있는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 소설이다.
 

 연방국가 소속 11년차 킬러인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지시를 받고 체스판 위의 말처럼 임무를 수행한다. 연방은 서열 3위였다가 숙청된 장무권 잔당들의 모반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런 역학 관계 속에 나는 연방을 배신하고 장무권 일당과 느슨한 동맹관계를 맺는다. 그 고리는 첫사랑인 장무권의 숨겨진 딸 김은경. 나는 특수 정보 분석가인 동료 조은수의 도움을 받아 그를 구하려고 나선다.
 

 작가는 첩보 스릴러를 연상케 하는 이 이야기에 과학적 요소를 접목시킨다. 사람의 취향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가짜 인격 '디코이', 날아오는 총알을 볼 정도로 시력을 높인 특수 콘텍트 렌즈 등이다. 이런 가운데 특수 렌즈와 시신경이 착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교감하면서 내면의 무의식이 사람을 지배하는 상황이 빚어진다.
 

   작가는 상상력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탐욕, 신(神)과 선악(善惡)에 대한 해석, 첨단 과학의 폐해 등 인문학적 질문들을 던진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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