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일에 싸인 듯 은밀한 천상여자 휘어진 허리선에 비탈길을 벨트같이 동여맸다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듯 구름에 숨은 듯
 
굽이굽이 흐르는 개울에 희디흰 발목을 담그고 바람결에 머리칼을 흩날리며 앉아있는 그녀 달빛에 젖은 듯 신비한 얼굴 구름 모자를 쓰고 푹신한 안개에 둘러싸였다
 
순백의 드레스를 걸치는 날엔 쌀쌀하고 과묵하다 완전무장을 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차가운 여자 하지만 딸처럼 어린 섬을 업고 안고 구천 명을 먹여 살렸다
 
해마다 덕유산, 그녀가 철쭉과 반딧불이 축제로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나, 밑그림을 완성하러 그녈 만나러 간다 모태인 그녀가 역할모델이 되고부터 점점 사람이 되어 간다.



■ 구천동은 나의 출신지이다. 시를 알고 처음 그를 스케치하려고 했을 때 바라본 시적 시각이 '천상여자'였다. 그를 삶의 모델이 되게 한다면 정말 매력적인 여인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근원지, 부모는 롤모델이 되어줄 수 있는 또는 삼을 수 있는 애착, 그것이야말로 진정 제대로 된 사람을 만들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를 담아 보고자 한 작품이다.
※약력- 2010년 <애지> 신인문학상, 제9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대상, 부산 작가회의 회원, 부경대학원 석사과정 중. p7a7r7k@hanmail.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