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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구대 돌아 외길을 따라 들어가면 도화지처럼 펼쳐진 마을과 만난다.
 바람이든 구름이든 한번 들어오면 한참을 쉬고서야 마실 채비를 하는 곳.
 뒷 길을 따라 소암골, 제안골에 가면
 쇠부리 원석을 옮기던 태가꾼들의 왁자한 호흡이
 뭉텅뭉텅 거친 암석으로 굳어버린 곳.
 어쩌면 그 암석, 그 바위 어디쯤에선가
 중생대를 지배하던 공룡 몇 마리가
 화석이 된 발자국을 뚫고 물길 마주할 것 같은 곳.
 그 원시의 호흡이 가쁜 숨을 가라앉히는 곳이 한실마을이다.
 토박이 일곱가구가 오래된 옛날을 굽은 허리처럼 지키는 마을.
 그 마을에도 한가위 넉넉한 사랑이 주렁주렁 걸렸다.
 글=김량하기자 uskrh@ 사진=이창균 phot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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