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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의 발생은 예측이 어려우며 심정지의 60~80%는 가정·직장·길거리 등 의료시설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심정지의 목격자는 대부분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다.
 병원 밖 심정지 환자를 발견한 일반인 목격자는 신고만 하고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심폐소생술을 모르는 경우, 심폐소생술을 잘못 할까봐 두려하거나, 책임지기 싫다는 경우 등이 있다.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 서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생존사슬(Chain of survival)'이라고 한다. 일반인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고 마땅히 시행할 수 있어야 하는 초기 세 가지의 생존사슬에 대해 남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 이장희 과장에게 들어봤다.


심정지 환자 60~80%가 병원밖에서 발생
심폐소생술 시행하면 생존율 2~3배 높여
팔·바닥 수직인 상태로 체중 이용해 압박
두명 이상 2분마다 교대, 압박 깊이 유지


# 발견즉시 119 신고후 응급조치 시행해야
생존사슬의 첫 고리는 환자에게 심정지가 발생한 때로부터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기까지의 과정이다. 2011년 대한심폐소생협회 지침에서는 반응이 없으며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인 호흡(심정지 호흡)을 하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쓰러진 사람이 심정지 상태라고 판단하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장희 과장은 "심정지자에게 심폐소생술만 제대로 시행해도 생존율이 2~3배는 높아진다"며 "일반인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흡 확인 과정이 어렵고 이로 인해 심정지 상황에 대한 인지가 늦어져 가슴압박의 시작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심정지 환자에게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최상의 응급처치는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다.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은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보다 심정지환자의 생존율을 2∼3배 향상시킨다.

 2011년 대한심폐소생협회 지침에서의 중요한 변화는 인공호흡을 하기 전에 가슴압박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장한 것이다. 심폐소생술 순서는 가슴압박(Circulation)-기도유지(Airway)-인공호흡(Breathing)의 순서(C-A-B)이다.

 심장성 심정지에서와 같이 저산소증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하면, 심정지의 발생 초기에는 혈중의 산소농도가 급격히 감소하지 않고 수 분간 유지되기 때문에 심정지의 초기에는 인공호흡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성인과 소아의 경우 압박 위치는 가슴의 중앙이며 이 부위는 흉골의 아래쪽 절반에 해당한다. 구조자는 환자의 가슴 옆에 무릎을 꿇은 자세를 취하며 한 쪽 손바닥을 압박 위치에 대고 그 위에 다른 손바닥을 평행하게 겹쳐 두 손으로 압박한다. 손가락은 펴거나 깍지를 끼며 가슴에 닿지 않도록 한다. 팔꿈치를 펴고 팔이 바닥에 수직을 이룬 상태에서 체중을 이용하여 압박한다.

 보통 체격의 성인에서 가슴압박 깊이는 최소 5㎝가 돼야 하며 6㎝를 넘지 않아야 한다. 가슴압박 속도는 최저 분당 100회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120회는 넘지 않도록 한다. 심장으로의 정맥 환류를 위해 각각의 가슴압박 후에는 가슴이 정상 위치로 이완되도록(완전히 올라오도록)한다.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는 모든 기간 동안, 특히 맥박 확인 및 심전도 리듬 분석을 위한 기간, 제세동 전후에 가슴 압박의 중단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한다. 일반인은 맥박이나 순환회복을 확인하려고 가슴압박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자동제세동기나 구급대원이 도착하거나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는 가슴압박을 계속할 것을 권장한다. 가슴압박을 시작하고 1분 정도가 지나면 압박의 깊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두 명 이상의 구조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때에는 2분마다 또는 5주기(1주기는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의 심폐소생술 후에 가슴압박 시행자를 교대해 준다.

# 보통호흡을 1초 동안 환자에게 불어넣는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순서에서 가슴압박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인공호흡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일반인 구조자는 머리젖히고-턱들기(head tilt-chin lift)방법을 사용해 기도를 개방하고 입-입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인공호흡은 보통호흡(구조자가 숨을 깊이 들이 쉬는 것이 아니라 평상 시 호흡과 같은 양을 들이쉬는 것)을 1초 동안 환자에게 불어넣는 것이다. 입-입 인공호흡을 통해 질병이 전염될 위험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공호흡에 대한 일반인의 거부감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실정이어서, 2011년 대한심폐소생협회 지침에서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할 수 있는 자신이 없는 일반인은 '가슴압박 소생술(hands-only CPR)'만이라도 하도록 권장한다.

 이는 심정지를 발견한 목격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가슴압박만이라도 시행하는 것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발생된 심정지의 대부분은 심실세동에 의해 유발되며, 심실세동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전기적 제세동(electrical defibrillation)이다.

# 자동제세동기 시행 후에도 심폐소생술 계속해야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는 도중에 자동제세동기(AED)가 도착하면, 먼저 자동제세동기를 심폐소생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위치시킨 뒤에 전원버튼을 누른다. 이후에 두 개의 패드를 포장지에 그려져 있는 대로 환자의 가슴에 단단히 부착한다. 이때 환자의 옷은 벗겨야 하며 패드 부착 부위에 땀이나 기타 이물질이 있으면 제거한 뒤에 패드를 부착한다.

 자동제세동기가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하는 동안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환자의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제세동이 필요한 경우라면 '제세동이 필요합니다'라는 음성 또는 화면 메시지와 함께 자동제세동기 스스로 제세동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후에 '제세동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 또는 화면지시가 나오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뒤에 제세동 버튼을 누른다.

 제세동을 시행한 뒤에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작해야 하며, 자동제세동기가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분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작한다. 모든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심폐소생술을 일시에 보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보급한다 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교육 후 6개월여가 경과하면 술기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많은 나라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심폐소생술을 포함시킴으로써, 모든 국민에게 지속적인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의 기본권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교육 및 홍보해야 할 것이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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