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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에는 학무(鶴舞), 고무(鼓舞), 한량무(閑良舞) 등 '무'와 학춤, 북춤, 한량춤 등 '춤'으로 이름되는 경우가 있다. 한자어 학무와 고무 그리고 한량무를 우리말로하면 학춤과 북춤 그리고 한량춤이된다.

 무가 단지 춤으로 바뀌어 표현될 뿐 연희 형태는 동일하지 않을까 짐작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학무와 고무, 학춤과 북춤은 각각 학과 북을 중심으로 추어지는 춤이지만 명칭이 다르듯이 연희 형태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량무와 한량춤 역시 한량이 중심이지만 연희의 표현은 완전한 차이가 있다. 한자표현과 한글표현은 그 춤의 연희 형태를 알 수 있다. 학무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0호로 학모양의 탈을 쓰고 추는 탈 학춤을 말한다. 학춤은 머리에 갓을 쓰며, 폭이 넓고 길이가 긴 소매인 장광수를 겉 의상으로 입고 추는 민속학춤을 말한다. 부산시지정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동래학춤과 미지정된 양산학춤과 울산학춤이 민속학춤의 범주에 속한다. 고무는 큰 북을 중앙에 두고 원무와 협무가 번갈아가면서 두드리는 연희는 하는 궁중무용인 고무를 지칭하며, 북춤은 북을 허리쯤에 매고 장단을 치면서 추는 것을 말한다.


    한량무는 한량, 색시, 승려, 상좌, 별감, 주모, 마당쇠 등 7명이 각각 배역에 따라 교대로 등장하면서 추는 무용무언극을 말한다. 경상남도지정무형문화재 제3호 한량무가 무용무언극인 한량무이다. 한량춤은 한량 1인이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추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의 음악서인 '악학궤범'에는 대부분 무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궁중음악을 중심으로 한자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 형식도 궁중에서 연행되기 때문에 법도에 맞게 절도가 있다. 대신 민간에서는 우리말 춤으로 표현하여 자유분방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량무는 우리말도 한량무이며 한량무(閑良舞)로 쓴다. 국어학자 이희승은 국어대사전(민중서관, 1977)에서 한량을 첫째, 호반(虎班) 출신으로 아직 무과(武科)에 급제하지 못한 사람. 둘째, 무과(武科) 및 잡과(雜科) 응시자. 셋째, 돈 잘 쓰고 만판 놀기만 하는 사람 등으로 정리했다. 같은 책에서 한량무는 "무언 무용극의 한 가지. 벼슬을 못한 한량과 중이 한 여인을 꾀는 시늉을 하며 춤"으로 부언했다.

 한량무는 1975년까지 부산대학교 전통예술 연구회(지도사범 김덕명)를 통해 전승되다가, 박세재(전 진주문화원장)의 주선으로 김덕명을 진주에 정착시켜 활동하게 됨으로서 1979년 5월 2일 김덕명을 중심으로 경상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으며 유일하다.
 한량춤은 현재 많은 류로 추어지고 있어 하나 하나 거론하기 벅차다. 한량춤은 하나의 부채를 도구로 왼손, 오른손으로 번갈아 부채를 폈다, 접었다를 반복한다. 또한 의상도 도포위에 쾌자를 덧입는다. 한량춤은 1995년 이후 활발하게 추어졌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춤 이름에 따라 연희형식이 분명하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바른 무용교육을 받은 전문 무용인은 일관성 있게 춤의 명칭을 사용하고있으나 때로는 실수하여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편으로 전해지는 무용공연 팜프랫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무용공연자의 작품을 이름에서 먼저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을 보고는 잔뜩 부푼 기대를 하고 공연장을 찾아 실제로보면 프로그램의 춤 이름과 다른 형식의 춤을 접할 때가 종종있다. 명칭과 다른 춤을 볼 때는 진정한 무용인의 자격은 기능적인면 못지않게 이론적 측면도 병행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용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춤의 이름에 따른 형식을 분별할진대 하물며 무용 전공자의 실수는 줄여야할 것 같다.

 한편 동일 무용 경우에서도 팜프랫 프로그램의 이름이 일관성이 없는 사례도 접할 수 있다. 동일한 춤의 이름이 작년과 올해가 다른 이름으로 표기한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그램에서 춤 이름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은 춤에 대한 깊은 전문성이 없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일관성없는 춤의 이름 중에는 학무, 고무, 한량무 등의 순서로 빈도수가 높게 나타난다. 춤 이름에서 춤의 형식을 가름하기에 보다 신중을 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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