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 휴가철이 캠핑의 절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행락과 캠핑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휴가철 북적이던 피서객들이 다녀가고 난 뒤, 휑한 캠핑장이야 말로 캠퍼들의 낙원이다. 저마다 캠핑을 하는 이유야 제 각각이지만, 캠퍼들이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강조하는 캠핑의 장점은 분명하다. 바로, 자연 속에서 가족 사랑을 실천하는 것.  울산 캠퍼들의 사랑방 '울산캠핑퍼스트(네이버 카페)' 동호회 회원들이 정기 캠핑 모임을 갖는 자리를 찾았다. 그들이 추구하는 캠핑의 진면목을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낯선 나그네의 갑작스런 방문에도 따뜻한 음식과 정겨운 웃음을 거리낌없이 내어 놓는 사람들. 넉넉한 자연의 여유를 아는 이 사람들의 들살이에서 캠핑의 해답이 보였다.


   
 

휴가철 북적이던 피서객들이 빠져나간
휑한 캠핑장이야 말로 캠퍼들의 낙원
자연의 여유를 아는 사람들의 '들살이'
이 가을, 지금 떠나 보는 건 어떨까?


# 거리낌 없는 어울림 가족 중심 건전 캠핑 추구
울산지역에서 캠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모임인 '울산캠핑퍼스트' 정기 캠핑 모임이 열린 지난 주말. 경주 산내에 위치한 에코벨리 캠핑장 한 구역은 금요일 오후부터 텐트를 설치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정기 모임에 참가하는 것도 캠핑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울산캠핑퍼스트 카페 정기 모임에서 포트락 파티가 열렸다. 각자 요리한 1가지 음식을 내놓고 서로 시식한 뒤 순위를 매기는 파티다.
이날 정모에 참석한 회원들은 모두 27팀. 1팀 당 평균 3~4가족이 참석하는 가족 캠핑임을 감안한다면 100명이 넘는 적지않은 숫자다. 회원 중 평소 활동을 통해 알고 지낸 사이들도 있고 이날 정모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분위기에는 전혀 어색함이 없다.

금요일 저녁, 회원들의 집(텐트) 짓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카페지기 본부석에는 하나 둘 사람들이 모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약속한 적도 없는데 본부석을 찾는 회원들은 먹거리나 간단한 선물을 잊지 않고 챙겼다. 누구랄것 없이 방문한 손님들에게 어서오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회원들.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선뜻 내주고 팔을 잡아 이끄는 손짓에서 온정이 묻어났다.

저마다 내 놓은 먹거리로 푸짐한 상이 차려지고, 간단한 반주를 곁들인 자리는 이내 왁자지껄 흥겨워졌다. 가족 이야기, 캠핑 이야기, 세상 사 돌아가는 이야기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박장대소가 이어지고, 꼬리에 꼬리를 문 이야기 꽃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이미 캠핑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고 있는 듯, 삼삼오오 뛰어다니며 흥겨운 놀이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낸다.


   
▲ 캠핑장에서 아이들은 다양하고 흥미있는 놀거리를 쉬지않고 발견해 낸다.
 우연히 찾아낸 개구리 한마리가 신기하고, 어스름한 저녁 무렵 캠핑장에서 즐기는 숨바꼭질은 핸드폰 게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조금은 흥분된 분위기의 캠핑 정모 첫날 밤이 지나간 자리. 이튿날 아침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캠핑장을 일깨운다.


 오전은 조용히 각자의 사이트(텐트 설치 배정 구역)에서 가족간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간간히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은 각박한 아파트 인심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오후 3시가 되자 아이들이 동화책이며 장난감 등을 주섬주섬 챙겨 본부석 앞으로 모인다.


 이날 카페에서 기획한 '어린이 장터'. 평소 잘 쓰지않는 장난감이나 작아서 입지 못하는 옷 등을 한데 모아 아이들이 직접 사고 팔수 있는 이른바 '아나바다' 장터를 마련한 것이다.


 고사리 손에 쥔 동전으로 열심히 흥정하고,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직접 사보는 이색적인 모습이 캠핑장에서 연출됐다.


 오후 6시 30분에는 포트락 파티가 열렸다.


   
▲ 아이들이 손수 물건을 사고 파는 행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한 팀당 하나의 음식을 출품하고 품평회를 열어 1등에게 상품을 주는 행사다.


 캠핑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음식들이 입맛을 사로 잡았지만, 1등의 행운은 장어구이를 선보인 한 회원이 차지했다. 1등 상품으로는 야외용 테이블 세트가 주어졌다.


 공식적인 일정이 끝난 후에도 회원들은 못 내 아쉬운 듯 모인 자리를 쉽게 떠나지 않았다. 심각하지 않은 즐거운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캠핑의 소소한 즐거움이 빛을 발하는 가을 밤이 깊어 갔다.

# 자신에 맞는 캠핑 스타일부터 찾아야
여가활동으로 가족 캠핑이 대세다. 최근 부쩍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캠핑 정보들도 넘쳐난다.


 캠핑은 가족 단위로 야외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취미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고, 자연과의 힐링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최근 캠핑 인구도 크게 늘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 지난 지금이야 말로 화로대에 피운 모닥불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는 캠핑의 적기라고 캠퍼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요즘 캠핑을 즐기려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특히 낮과 밤 기온차가 심해지는 간절기에는 난방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 아빠가 요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점도 캠핑의 매력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텐트의 종류와 성격을 잘 파악해서 적절한 난방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어리다면 난로보다는 팬히터 종류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캠핑장에서도 매너를 지키는 덕목이 필요하다.


 밤이 늦도록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한다면 옆 텐트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텐트를 설치할 때 스트링(텐트를 고정하는 끈)이 다른 사이트를 침범하지 않는 것도 매너다.


 팩(텐트를 고정하는 못)은 끝까지 땅에 박아야 하고, 스트링에는 야간에도 식별이 가능한 가랜더를 설치해야 아이들이 걸려 넘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잘 준비된, 남을 배려하는 캠퍼가 되어야 자연에서 힐링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캠핑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