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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윤 의원은 "광역단체장은 무엇보다 중앙 정부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울산시장 선거 관련해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역할과 사명감 등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의 사명감
울산 국가기여도 비해 정부지원 부족감
현안 해결·예산 추가 확보 '온 힘'

시장 공식 출마선언 미룬 이유
정국 어수선해 내 소신만 논할수 없어
박근혜 정부 안정적 운영이 최우선

내가 꿈꾸는 울산은
110만 시민 저력 한데 모아
情 넘치는 사람 냄새나는 도시 만들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 항명 파동을 불러온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두고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 '채동욱 총장의 하수인', '하극상'이라고 십자포화를 날렸다. 모 방송사와의 전화대담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이다. 좀처럼 언론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선 불복' 논란에 일부 검찰인사의 돌발 행동이 박근혜 정부 흔들기로 보는 그의 위기감이 드러난 대목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공신'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기 직전, 이명박 대 박근혜의 한판 대결이 벌어졌을 때 울산에서 유일하게 친박의 깃발을 홀로 흔들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그는 이 방송에서 국정원 직원 긴급 체포와 압수 수색으로 밝혀진 5만여 건의 트위터 글에 대해 "일단 밝혀진 이상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명확히 물어야 한다"면서도 "사실 이는 전체 심리전단팀이 지난해 대선 전후 4개월 동안 작성한 전체 2억 8,000만 건 가운데 0.02%에 불과하다. 이걸 자꾸 '침소봉대'해서 마치 심리전담팀이 대선을 지원하는 팀으로 국민들에게 호도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분명한 견해를 밝혔다.

    친박의 선봉에 선 그이지만 그의 친박근혜 행보는 울산에 대한 애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1년 정 의원은 울산 지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았다.

 예결위원장 취임 직후 그는 중앙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에 대한 중앙 정부의 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울산이 전국 최고의 부자 도시라는 뉴스가 주목받던 시기였고, 이 때문에 울산에 대한 국가 예산 지원 등의 문제가 관심사가 됐던 예민한 시기였다. 그때 언론이 그에게 던진 질문은 "울산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불인 것 때문에 지역 예산이 적은 것 아니냐"였다.

 정 의원은 이 질문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쏟아냈다.
 "울산이 GDP 4만 불의 부자동네라는 인식 때문에 정부를 상대로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 4만 불이라고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사정이 많이 다르다. 울산은 광역 지자체 중에서 몸집이 가장 작다. 또 도시의 기본적인 인프라도 부족하다.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시민들의 소비가 많으면 이에 따른 도시의 부대시설이 확충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울산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울산시가 한해 15조 원에 이르는 국세를 창출하지만, 울산지역에 지원되는 국고보조 규모는 5,700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비율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는 예결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선입견 없는 형평성을 추구한 그의 노력으로 2011년 울산은 역대 가장 많은 국비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가 울산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오후 국정감사를 막 끝내고 지역구 사무실에 내려온 그를 '김진영의 단도직입'에서 만났다.

▲ 울산시장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을 만나고 있다. 울산시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 지난 8월 하순에 결심했다. 결심하게 된 것은 올봄부터 계속된 주변 지인들의 권유를 더는 거절할 수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 자신이 내 고향 울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저에게 그동안 중앙정치를 많이 하지 않았냐, 이제는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고향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금까지 울산은 박맹우 시장이 잘해왔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울산의 미래를 중단없이 잘 이어갈 사람은 중앙정치에 인맥을 가진 인물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와 가장 소통이 잘되는 인물이 다음 울산시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됐다.

 

 

   
 

▲ 추석 전에 출마선언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는데, 공식적인 출마선언을 미룬 이유는?
- 저는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행복한 사람이다. 울산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시민들이 사랑해 주신 만큼 행동이나 말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모든 결정을 시민들의 의사와 같은 선상에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추석 전에 출마선언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국회상황이 복잡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운영과 정기국회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만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저의 숙명이다. 그래서 지금도 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고 마치 혼자의 영달을 위해 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정기국회 기간이고 정국도 어수선하다. 울산의 예산문제나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운영에 우선은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
 
▲ 이번 정기국회에서 울산의 예산확보 등 많은 현안이 있는데 간략하게 어떻게 되어가는지 말해준다면?
- 울산은 도시 규모나 국가기여도보다 언제나 정부지원의 폭이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동료 의원들과 힘을 모아 지역의 미래를 위한 예산 확보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제도적인 문제에서도 금융소외자를 위한 지원센터를 울산에 유치하는 문제를 이미 확답받은 상태다. 소년재판부 설치 등 기본적인 현안도 반드시 해결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확보 예산이 축소되지 않도록 하고 모자라는 예산의 추가 확보에도 동료 의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광역단체장의 역할론에 대해 남다른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울산의 미래를 위해 광역단체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광역단체장은 무엇보다 중앙정부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울산시장 선거 관련해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역할과 사명감 등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 중앙무대에서 울산사람들을 키우고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도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에도 동감하고 있다. 국회직이나 당직의 유혹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향을 위한 봉사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 너무나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울산이 이 부분에서 참 부족한 면이 많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
 
▲ 여러 가지 빅딜설이 나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 저는 빅딜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언론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선거를 해보면 유권자들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거 전에는 언제나 각종 설이 난무하는 법이다. 하지만 유권자는 현명하다. 빅딜설이 나오지만 빅딜 한다고 해서 유권자들이 표를 주는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나와 박 시장의 빅딜설을 보면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 아닌가. 결국은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 지금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여권의 후보 3명이 적합도가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시장후보 결정 과정에서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 경선까지 생각하고 있나?
- 아직 시간이 많으니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중앙과 지역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정치철학과 맞는 단체장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내년 6·4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가 순항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선거다. 그런 면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를 정하는 부분도 신중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누가 되느냐보다 앞으로 울산을 어떻게 이끌고 가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
 
▲ 여권의 강길부 의원과 김두겸 남구청장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지?
- 강길부 의원은 행정전문가이자 부지런한 분이다. 김두겸 청장은 젊고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다. 두 분 다 울산의 자산이자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 정갑윤이 꿈꾸는 울산, 만들고 싶은 울산은?
- 힘을 합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본다. 울산은 '울산광역시 100만 원주민'으로 묶이는 도시다. 출신이 어디든 모두가 울산에서 한 뿌리가 되어 광역시를 만들었다. 울산은 저력이 많은 도시다. 옆집 아저씨 같은 시장의 자세로 시민과 늘 함께하고 정이 넘치는 도시, 사람 냄새나는 울산을 만들어 가겠다.
 대담=편집국장·사진=유은경기자 usy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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