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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명의 발달과 함께 했던 소재 가운데 아마도 플라스틱 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은 것이 있을까? 불과 100여년 사이에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산업과 실생활 곳곳에 플라스틱 소재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해마다 2.9억톤씩이나 되는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전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들 플라스틱의 원료가 대부분 석유자원으로 부터 얻어지고 있는것을 감안 한다면, 우리는, 한정된 석유자원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 또 그 많은 사용 후 폐플라스틱은 환경문제와 부딪히면서 어디로 가야 할 지가 의문스럽다.   

 이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단어인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은 이렇게 생겨나게 되었다.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논의는, 초기에는 잘 썩지않는 특징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처리 문제에 집중하여 폐기시 잘썩는 생분해성플라스틱의 개발 위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용하는 원료가 미래에도 고갈이 되지 않는 재생가능한 자원인가 하는 미래 지속성 여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쐝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가라는 환경측면을 고려하여, 이 두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 기반, 즉 바이오물질인 식물, 균류 등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이라는 의미가 추가됨으로서 바이오플라스틱의 영역이 확대되었다.

 석유자원은 한번 쓰면 없어지지만, 옥수수, 사탕수수같은 식물자원은 토지와 환경이 확보된다면 다음해에도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또 식물이 자라는 것은 태양에너지를 받아 공기중의 CO쐝를 소비하여 성장하는 것이니 만큼 원료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했을 때 석유자원을 사용할 때 보다 CO쐝 발생량을 현저히 줄일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이오플라스틱은 이제 우리의 실생활에 어느 정도 다가와 있을까? 이제는 현실이 되어가는 용도를 살펴 보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플라스틱 종류중에 사용량이 가장 많은 것은 PE (폴리에틸렌) 이라고 하는 것이다. 한해에 7,800만톤이나 사용되고 있다. 비닐하우스용 필름으로 부터, 쓰레기봉투, 약통, 산업용 드럼용기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이 되고 있다.

 수년전에 미국 오드왈라라고 하는 음료회사에서는 100%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PE소재 병을 자사의 쥬스를 담는 용기로 처음 사용하여 발매를 하였다. 원료는 브라질의 사탕수수로 부터 얻어지는 바이오에탄올을 가공하여 사용한 것이다. 중간원료의 화학구조가 동일한 것이니 물성도 동일하여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장해요인은 아직 가격이 50%쯤 비싸다는 점이다. 

 페트 (PET) 라고 하는 플라스틱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소재이다. 생수병도 만들고, 옷을 만드는 폴리에스터 섬유의 주원료이기도 하고, 필름이나 시트형태로 만들어 액정디스플레이의 부품으로 사용이 되는 산업소재이기도 하다. 연 사용량이 1,900만톤이나 되어, 4번째로 사용량이 많은 플라스틱이기도 하다. 
 2009년 코카콜라사는 프랜트보틀 (Plant Bottle)이라는 용기를 새로이 도입했다. 원료중의 30% 가량을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부터 얻어지는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페트용기이다. 생수와 콜라병 용도로 사용이 되고 있다.

 세계최대 스낵류 과자 제조사인 프리토레이사는 PLA 라고 하는 새로운 바이오플라스틱을 자사의 스낵류 포장에 사용 하기도 하였다. PLA는 옥수수를 원료로 젖산이라는 중간원료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는 100% 바이오 소재이고 생분해성도 좋은 플라스틱 소재이다.
 이외에도, 환경선진국들이 많은 유럽에서는 포장용 필름이나, 일회용기 등에 바이오플라스틱의 사용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IT기술이 강점인 우리나라에서도 휴대폰이나 패드, 노트북에의 적용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바이오플라스틱이 가까운 미래에 사용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기 보다는, 환경보존을 위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플라스틱의 비싼 제조가격과, 성능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연구개발자들의 숙제라고 하겠다. 정부의 정책적인 유인책과 소비자들의 관심, 환경의식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발은 늦었으나,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를 수입하여 가공하는 가공기술 수준의 단계를 넘어서서 바이오소재 자체의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하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학계나 국책연구소등에서 기초기술 확보를 위하여 노력을 해왔고, 이제는 바이오플라스틱의 경제적 가치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생산기술 확보와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이 IT와 같은 첨단분야 기술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게 되었듯이, 잘 갖추어진 석유화학 산업기반을 토대로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 선진국, 환경선진국이 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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