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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정치파업에 대한 현장의 반대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파업으로 멈춰선 생산라인. 울산신문 자료사진

 금속노조는 지난 2001년 자동차 부품회사와 중공업회사 중심으로 설립됐다. 당시 완성차 4사와 대우조선, 미포조선 등 대형 사업장이 가입하지 않아 반쪽짜리 산별노조라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등 국내 4개 완성차 노조 등 대형사업장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금속노조에 가입한뒤 전국 238개 사업장에 14만3,000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단일노조로 재탄생했다.
 금속노조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및 부품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현대차계열 12개사, 부품협력사 82개사로 조합원 수만 11만명에 육박, 비중이 75%에 이른다.
 금속노조로서는 현대차 노조를 끌어들이면서 강력한 조직력을 갖춰 앞으로 중앙교섭 뿐만 아니라 현대차 노조교섭 등에서도 강력한 목소리를 낼수 있게 됐다. 금속노조가 한미FTA 정치파업과 중앙교섭에 현대차지부의 동참을 끈질기게 독려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원인에서다.
 그러나 금속노조의 야심찬 출발은 '총알받이'나 마찬가지였던 현대차지부가 부분파업 지침을 거부함으로써 내부에서는 강·온파간 갈등이 커지고 민주노총 지도부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자중지란을 겪게 됐다.
 현대차지부는 임단협에 돌입하면서 금속노조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산별 중앙교섭 임단협 쟁취를 위해 산하 지부 및 지회에 쟁의행위 찬반투표나 파업일정 등을 내리고 있지만 현대차지부는 지난 6월 한미FTA 총파업 상처로 인해 금속노조의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같은 현대차지부의 노선은 지난 6월 금속노조 출범 후 첫 정치파업인 한미FTA 파업 과정에서 이례적인 현장조직 및 조합원 내부 반발,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한미FTA의 최대 수혜자가 자동차업종인데도 불구하고 금속노조의 파업지침에 절대적으로 맹신해야 하는데 대한 회의가 노조 게시판에 들끊고, 급기야 조합원 이탈까지 이르자 현대차지부도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부 내에서도 조합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총액의 46%를 금속노조에 헌납하는 바람에 내부재정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류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지부는 여전히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으로서 '전위부대'일 수 밖에 없다.
 실제 24일 열린 금속노조현대차지부 노조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도 이상욱 지부장은 "산별노조의 연대정신과 단결력은 아직 느슨한 상태이지만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년 동안 현자노조를 발전시켜 왔듯이 이제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금속노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공언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노조 사상 처음으로 세 번이나 노조위원장이 된 이상욱 위원장은 올초 당선 직후 무분별한 정치파업을 삼가하겠다는 뜻을 비췄지만, 실제 한미FTA 전체파업에 동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장규호 현대차노조 공보부장은 "금속노조원 전체가 찬성하면 모두 파업에 동참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 지부로서는 결정권이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원칙적으로 금속노조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지침을 거역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대차노조가 금속노조의 앞잡이 역할은 더이상 못하겠다는 내부 조합원들의 반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정재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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