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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는 휘발유나 디젤 등 연료 뿐 만 아니라,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펫트병을 비롯하여 나일론 등 합성섬유, 자동차 타이어, 휴대전화나 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화학제품이 원유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최근 원유 고갈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원유 대신 목재, 미세조류 등 바이오매스를 이용하여 연료와 함께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 태동하고 있으며 이를 바이오 화학 산업이라 부른다.

 바이오 화학산업은 전통적인 화학산업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우선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하다. 원료로 재생가능한 천연 자원을 사용하므로 원료고갈에 대한 염려가 없다. 또한 화석 원료를 사용할 때 나오는 이산화 탄소의 배출이 없으므로 지구 온난화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한편 원료로 바이오 매스를, 그리고 촉매로 미생물이나 효소를 사용하므로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원유고갈과 지구 환경을 생각할 때 바이오 화학 산업을 통해 우리 생활에 필요한 연료와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것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연'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바이오 화학제품의 생산을 위해서는 바이오 매스로부터 당을 생산하기 위한 바이오 매스 전처리 기술과 당으로부터 연료와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생촉매 기술 등 2가지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바이오 매스 특히 목질계 바이오 매스는 매우 단단하여 쉽게 분해되지 않으며 생촉매가 이용하기 어려운 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생촉매, 특히 미생물의 경우 빨리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연료나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당연히 바이오 화학에 대한 연구는 이 두 가지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기술적인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미 바이오 화학 기술로 생산된 제품들이 우리 생활에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연료의 경우 가솔린에 섞어서 사용하는  바이오 에탄올과 디젤에 섞어서 사용하는 바이오 디젤이 그 예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바이오 디젤을 사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바이오 에탄올도 상용화 될 전망이다. 또한 바이오 화학제품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와 카펫이나 의류 제조에 사용이 가능한 PTT가 상품화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등 부존 자원이 부족하지만 고도의 기술 개발을 통하여 석유화학 산업을 세계 5위의 수준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또한 항생제나 아미노산 생산과 같은 바이오 산업에서도 세계 일류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능력 역시 세계 최고의 수준에 근접해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화학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지원과 의지 역시 확고하다. 전통 화학 산업이 바이오 화학 산업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화학 산업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 그리고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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