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의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은 산업단지 운용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쓰고 남은 에너지를 되살리는 기술로 에너지 페러다임을 바꿔놓는 사업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이처럼 기업 간 잉여스팀을 공급하는 '생태산업단지 구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과 한국제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현대하이스코, 유성과 한국제지, 성암폐기물소각장과 효성용연2공장 등이 스팀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다.

유화단지내 SK케미칼~SK에너지 6.2km 직경 50cm 스팀배송시설 구축
시간당 100t 스팀공급 연 180억 수익…투자비용 670억원 3년이면 회수
SK에너지 4만8,960만t 벙커C유 연료절감 10t 온실가스 감축 일거다득
파이프렉 분기점 5곳 설치 구간사이 기업체 필요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

   
▲ 울산 스팀하이웨이는 sk케미칼에서 생산한 스팀을 SK에너지등 스팀이 필요한 기업으로 공급할수 있게 만든 스팀 배관망이다. 남구석유화학단지를 지나고 있는 울산스팀 하이웨이 전경.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 한국산단공·SK에너지·SK케미칼 공동출자
지난 11일 준공된 SK케미칼에서 출발해 SK에너지로 이어지는 잉여 스팀 공급망인 '스팀 하이웨이'는 울산생태산업단지의 핵심시설이다.
 '스팀 하이웨이'는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SK케미칼에서 출발해 SK에너지로 이어지는 길이 6.2㎞, 직경 50㎝의 스팀 배송시설이다.
 '스팀 하이웨이'는 스팀이 남는 업체가 석유화학공단 내 배관을 이용해 스팀을 공급하면 필요한 기업이 분기점(램프)을 통해 스팀을 빼서 쓸 수 있는 체계다.
 스팀 하이웨이를 통해  SK케미칼에서 친환경 에너지인 스팀을 생산해 쓰고 남은 아까운 잉여 스팀을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SK에너지에 보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번에 준공된 스팀 배관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두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치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321억 원, SK케미칼이 280억 원, SK에너지가 66억 원을 각각 출자했다.
 스팀 하이웨이의 준공으로 SK케미칼에서 시간당 최대 100t의 잉여 스팀을 SK에너지에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연간 180억 원의 수익을 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SK에너지는 4만8,960만t의 벙커C유 절감과 1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에 투자된 비용이 3년이면 족히 회수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다.

# 공장 용지난 해결에도 한몫
특히 SK에너지는 스팀 생산을 위한 부지를 따로 확보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공장용지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SK에너지는 스팀 생산을 위한 부지를 따로 확보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스팀 연료유인 벙커C유 미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물질 발생 억제 효과, 탄소배출권 확보 등의 이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SK케미칼은 회사 공정에서 발생해 버려야 하는 스팀을 SK에너지에 공급함으로써 자원 재활용으로 돈을 버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준공하는 스팀 하이웨이는 주 배관 5곳에 분기점(램프)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SK케미칼과 SK에너지 사이에 있는 기업체 누구나 램프구간을 이용, 스팀을 공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스팀 하이웨이의 램프를 이용해 스팀 공급망을 공유할 기업이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순철 울산시 산업진흥과장은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으로 기업 간 잉여스팀과 잉여가스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사업은 자원 재활용, 경제적 효과, 온실가스 감축 등 일거다득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산업단지구축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7년, 유성이 산업폐기물소각장에서 스팀을 생산해 한국제지에 연료로 공급하는 시설을 지역 최초로 준공한 이후 지금껏 계속 확대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한국제지에,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현대하이스코에, 성암폐기물소각장이 효성용연2공장에 공급하고 있는 잉여스팀도 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발생하는 시간당 50~80톤의 스팀을 한국제지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소각장에서 나오는 스팀은 현대자동차와 현대하이스코에 공급해 연간 36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1만3천여 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두고 있다.

   
 

# 광역 잉여스팀공급망 사업도 추진
울산시는 특정 기업의 잉여자원을 인근 업체에 공급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뛰어넘어 대규모 공급자로부터 잉여자원을 수집해 이를 타 산업단지 내 수요업체들에 공급하는 광역 잉여스팀공급망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와 에너지관리공단, (주)한주, 삼성정밀화학(주), 삼성석유화학(주), 삼성에버랜드(주)가 함께하는 이사업은 울산국가산업단지 내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와 여천단지를 연결하는 광역 잉여스팀공급망을 구축하는 '광역 스마트 스팀 네트워크 구축사업'(Wide Area Smart Network Project) 이다.
 이 사업은 남구 석유화학단지 내 삼성석유화학 등에서 발생하는 잉여스팀을 단지 내 유틸리티 공급자인 한주에서 수집해 같은 남구의 여천단지에 있는 삼성정밀화학 등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삼성정밀화학은 잉여스팀 사용으로 연간 6만9,000t의 벙커C유 사용을 줄여 에너지 비용 350억원을 절감하고 환경적으로 연간 4만6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30년생 소나무를 690만여그루를 심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 창조경제 본보기 역할 기대
울산의 이같은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은 올 여름 울산에서 열린 제7회 국제산업생태학회(ISIE : International Society for Industrial Ecology) 콘퍼런스에 참가한 국외 연구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동안 연구자들의 연구에 머물던 생태산단이 울산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에 부합되는 만큼, 전국의 산업단지들의 모법이 되어 창조경제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