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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사제를 본받으라
최 종 두 시인·소설가
2013년 11월 28일 (목) 20:00:35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의 언행이 TV에 비칠 때마다 울주군 언양과 관계가 깊은 신부님 한 분을 떠올리게 된다. 그 신부님은 한국 최초의 신부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와 소년시절 신앙 장학생으로 선발돼 중국 신학교에 유학했고 사제가 된 다음 귀국해서는 갖은 위험과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을 무릅쓰고 하느님을 위해 모든 생애를 바친 착한 목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이다.

 그는 일천리 이상을 걸어다니면서 처음엔 전라도와 충청도를 대상으로 전교와 사목활동을 하면서도 다른 신부들이 가기를 꺼리는 박해지역 마을을 자원해서 찾아갔다. 목숨을 걸고 몸서리치는 박해로 암담한 생활을 하던 신자들에게 훌륭한 순종과 인내의 삶을 실천한 참된 목자였다.

 그는 울주군 상북면 간월산 정상에 있는 국내 유일의 천연 석굴인 죽림굴에서 40여일을 신자들과 지내면서 갖은 고초를 다하며 생애 마지막으로 교구에 보내는 편지를 썼었다. 최양업 신부는 석굴 안에서 피우는 밥짓는 연기 때문에 포졸들이 알까봐서 곡식을 구유에 넣고 물로 불려난 생식으로 연명하던 신자들과 같이 생활을 했고 그 죽림굴에서 언양의 순교자 김아가다가 숨을 거둘 때 임종경을 설함으로서 언양과는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제였다.

 최양업 신부의 이러한 사목자다운 삶을 본받고자 천주교 원주교구에서 시복, 시성 운동을 벌이고 있는중이다. 최양업 신부가 특히 사목활동을 하면서 다른 신부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박해지역만을 찾아갔던 그 하느님의 선한 목자 정신을 보면서 오늘날의 정의구현 사제단이 행하고 있는 언행을 보면 천주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필자의 생각에도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 스친다.

 최양업신부는 그럴듯 입고싶어했던 사제복조차 자연스레 입어보지 못했다. 박해를 피하느라 늘 상주들이 입는 상복을 걸쳐야했다. 그는 몸서리치는 박해를 피해 집과 가족을 떠나 흩어져 지내는 외로운 신자들을 상대로 하느님의 진리를 증거하며 실천했다. 그런데 정의를 구현한다는 사제들이 성스러운 사제복을 걸치고 부르짖는 소리들은 과연 하느님의 진리에 합당한 얘기들인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묶인채 얼굴을 떨구고 있는 모습을 머리 뒤의 벽에다 걸고 탁상을 치며 열을 올리는 정치적인 궤변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그소리들이 하나님이 전하라고한 복음인가. 정치적인 말이라도 옳고 그른 말이 있다. 사사건건 북이 늘어놓는 적반하장의 궤변들만 내뱉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진정 이 시대에 가장 박해를 당하고 있는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최양업 신부가 박해지만을 찾아가 하느님의 진리를 증거했듯이 이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독재정치로 동포들을 굶주리게 하고 그것도 세습을 거듭하며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저들의 부당함은 왜 말을 꺼내지 못하는가? 하느님이 없고 종교는 아편이라고 하는 그들은 왜 규탄하지 못하는 것인가? 왜 김정은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가? 이러고서도 하느님이 두렵지 않는가?

 정말로 지금 정의구현 사제단이 내걸어야할 구호가 있다면 북한을 향해 종교의 자유와 북녘의 동포들에 대한 인권을 보장하라고 부르짖을 때 이다. 그런 것은 제쳐놓고 국론을 쪼개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일은 천주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께 신문에 어느 천주교 신자가 발언대란에 쓴 글을 읽었다. 천주교인이라는게 부끄럽다는 내용이었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는 신자들과 예비 신자들이 많을 줄 안다. 사제복을 입은 신부님이나 목사님들 그리고 가사적삼을 걸친 스님들을 의식적으로 존경스럽게 대하게 되는것은 그분들이 갖는 상징성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보여준 사랑과 자비심을 믿기 때문이다.

 특히 천주교는 초기 교회의 신자들과 사제들의 그 아픈 고난이 이룩한 승리의 종교다. 어느 역사학자가 말했다. 고대 로마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극심한 박해를 받았다 하더라도 19세기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이나 사제들이 겪었던 만큼의 시련과 형고를 겪었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천주교는 이러한 고난의 가시밭에서 성장한 종교였다. 그 고귀한 종교에 흠결을 남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종교의 목자들을 존경한다. 정의구현 사제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존경심은 종교마다의 참된 가치를 바르게 전하고 실천함으로써 생겨난다. 어디 선배 사제로써 모범을 보인 사제가 최양업 신부님 뿐이겠는가. 적어도 모든 종교의 목자들이 본분에서 일탈하는 행위만은 없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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