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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화학공장으로 부르는 '간'에는 원래 지방이 5%가량을 차지하지만 이보다 높아지면 '지방간'으로 부른다.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로 생기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걸릴 수 있으며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부른다. 비만이나 당뇨·고지혈증,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며, 알코올성 지방간과 마찬가지로 일부에서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심장 및 혈관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높인다. 지방간에 대한 건강정보를 동강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정경동 소장에게 들어봤다.

초과 칼로리, 중성지방으로 간에 축적
밥 많이 먹는 채식주의자도 발병 위험
체중 조절·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해야

# 지방간의 원인
【문제】 다음은 지방간에 대한 설명이다. 틀린 것을 고르시오.
① 지방간은 기름기 많은 육류(삼겹살·등심·곱  창)를 안 먹으면 안 생긴다.
② 지방간은 오랫 동안 방치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③ 지방간은 과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④ 지방간은 치료 방법이 없다.
⑤ 모두 틀림
⑥ 모두 맞음

지방간과 관련된 이 문제를 풀어 보라고 하면 의사들의 상당수도 당혹스러워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정답은 5번 모두 틀림이다. 지방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대인의 식습관, 특히 우리 한국인의 경우 과잉 섭취된, 주로 탄수화물과 일부 지방의 남는 칼로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의 한 끼 식사의 칼로리는 800정도인데 삼겹살 3인분, 소주 2병, 밥 1공기 정도면 2,000칼로리는 쉽게 초과하게 된다. 식성 좋은 사람은 3,000칼로리까지도. 주로 탄수화물(술·밥)과 지방(삼겹살)으로 구성된 잦은 애주가의 초과 칼로리는 중성지방(정확한 번역이 아니어서 트리글리세라이드라는 용어 사용)과 콜레스테롤로 바뀌게 된다.

 이때 넘쳐나는 중성지방이 간에 축적된 것을 지방간이라고 부르게 된다. 지방간의 원인은 단백질 육류가 아니고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가 가장 큰 원인이므로 완전 채식주의자가 밥만 많이 먹어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 진단과 치료
초음파 검사나 혈액검사의 간접소견(혈청 ALT의 증가)을 통해 쉽게 파악이 가능한 간에만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것이 아니고 내장지방이라는 이름으로 쌓일 수 있다. 지방간의 원인이 된 과잉 칼로리로 인해 증가된 중성지방은, 지금은 인슐린에 의해 억제되어 있는 혈당의 상승, 즉 가까운 미래에 당뇨병이 찾아 올 것이라는 예고편임을 알아야 한다.

 즉 공복시에 측정한 중성지방 수치가 150㎎/dl를 초과하거나 초음파 상에 나타나는 지방간은, 현재의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당뇨병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과일은 엄청난 칼로리의 탄수화물이다. 밥 한 공기가 300칼로리라면 중간 크기 부사 사과 1개가 약 180칼로리로 밥 반공기의 열량을 초과하게 된다.

 특히 한국인은 이 과일을 칼로리 소비처리가 힘든 밤 시간에 주로 먹게 되고, 이 때 남은 칼로리는 중성지방을 통해 지방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밤에 먹는 사과는 독사과라고 불려져 왔다).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과일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밤 시간은 금지해야 한다.

 지방간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그러나 체중감량, 저녁식사 후 운동, 저녁식사때 탄수화물과 지방의 최대 억제 등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될 수 있다.   

# 예방방법
가장 기본은 금주와 영양 상태 개선이다. 지방간을 유발하는 정도는 알코올의 종류보다는 섭취한 총 알코올의 양과 음주 기간, 영양 상태와 깊은 관계가 있다. 고지방 저단백 식사를 계속한 경우 지방간이 생기고 악화될 수 있다.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 10~20g으로 맥주 1캔, 소주 반 병, 양주 2~3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간에 부담을 적게 주는 쇠고기·달걀·두부 등의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것이 좋고, 쉽게 배부르게 하는 안주 종류는 피해야 한다. 또한 일주일에 1~2회 정도로 음주 횟수를 낮추어 간이 쉴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 생활 가이드
적당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흡연 및 과다한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지방간 등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음주에 의해 발생한 지방간인 경우에는 금주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직업 상 술을 완전히 끊을 수 없다면 일주일에 1~2회 정도로 음주 횟수를 줄여야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금주만으로도 지방간이 빠르게 좋아질 수 있는데,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와 식이요법을 시작한 후 4~8주가 지나면서 간에서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고, 대개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완치될 수 있다.

 지방간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알코올성 간염이 발병한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금주해야 한다. 특히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금주해야 하며,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과음을 지속하면 간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은 총 섭취 칼로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 체내에 축적된 지방질을 제거하는 것이 지방간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 금주를 하면서 혈당 조절을 잘 하면 지방간은 급속히 좋아질 수 있다. 식사는 전체 섭취량을 줄여야 하고, 소화되기 쉬운 당질(탄수화물)은 적당량만 먹고, 동물성 및 식물성 단백질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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