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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고 또 다른 한 해가 와도
어제의 시간이 오늘의 연속이듯이
해가 뜨고 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한 번쯤은 그 불타오르는 붉은 아침이 그리워
외딴 바다를 찾았습니다.
 
지나온 흔적이 부끄럽고
살아갈 길이 막연한
늘 변두리에서만 떠돌던 중년의 걸음도
이루지 못할 꿈 한 번쯤 품어보고,
담아내지 못할 희망이라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희뿌연 구름 뒤에서 붉은 기운이 번지고
구름과 하늘의 경계가 또렷해지다 거침없이 태양이 솟아올랐습니다.
그 열정적 솟구침의 감동 속에서 세상은 순간 정적으로 고요했습니다.

짧은 황홀함에
꿈과 희망의 기원마저 잊었습니다.

극명하게 드러난 삶의 증거 속으로 돌아오는 길.
여운 가득한 붉은 바다 위로
자화상처럼 물새 두 마리만 실루엣으로 남았습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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