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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은 고민이 많다. 대부분 자연분만법으로 출산하고 싶어하는데, 생각치못한 위기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제왕절개술로 출산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제왕절개 출산율은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제왕절개는 자연분만보다 회복이 더디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응급상황 시 가장 안전한 분만방법으로 제왕절개를 택하기 때문이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두가지 출산법에 대한 A부터 Z까지 모든 정보를 울산대학교병원 이지연 교수에게 들어봤다.

자연분만   좁은 산도 통과하며 기압 적응 태아 폐호흡 도움
                 입원기간 짧고 병원비 저렴·임산부 감염도 적어

제왕절개   늦은 결혼에 고위험 임신 늘어나 수술률 높아져
                 의료기술 발달로 후유증 줄고 회복 속도 빨라져

# 분만의 종류
분만(delivery)은 크게 제왕절개와 자연 분만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 분만은 진통이 시작되고 나서 자궁경부가 완전히 열리게 되는 1기, 자궁경부가 완전히 열리고 나서 태아가 만출되기까지의 2기, 태아 만출 후 태반이 나올 때까지의 3기, 태반이 만출까지 이루어진 뒤 분만 후 1시간 동안을 4기로 나누게 되고, 양막 파열이나 혈성 이슬 등은 분만 진통 중 혹은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이지연 교수는 "노산이라도 자연분만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한다면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대개는 자궁 수축과 산모의 힘주기에 의해 태아가 만출되지만, 진공 흡입기를 태아 머리에 부착하여 태아가 빠져 나오는 것을 도와주는 흡입 분만, 기구를 이용해 태아가 나오는 것을 도와주는 겸자 분만 등도 자연 분만에 포함된다. 출산 후 자궁의 크기가 임신 전 크기로 돌아가려면 한 달 가량이 걸린다. 또한 늘어진 복근이 원상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수주일이 걸리지만 걷기를 포함한 일반적인 운동을 하면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방광 기능은 출산 후 한 두 달이 지나야 임신 전처럼 회복된다. 그러나 2~3%에서는 배뇨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 자연분만은 임산부의 의지가 중요
우리나라의 평균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노산율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오해를 갖기 쉬운데,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분만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한다면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다.

 임산부들의 출산 후 주 관심사는 '아이를 얼마만큼 잘 키우느냐'와 자신의 몸 관리에 집중된다. 이에 따라 아이에게 영양을 주는 모유수유에 관심이 커진다. 모유를 먹은 아이들은 지능도 높다. 출산 후 자궁 수축이 빠르고 체력도 단기간에 회복된다. 또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임산부는 산후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자연분만은 입원기간이 평균 3.3일(제왕절개는 6.8일)이어서 입원비도 저렴하다. 대개의 경우 분만 후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 있고, 소변 보는 데 문제가 없고 출혈이 없으면 분만 후 하루 이틀 뒤에 퇴원하게 된다. 무통주사와 영유아 검진, 1인실 사용, 식사비를 포함해도 60만~70만 원이면 충분하다.

 임산부가 감염될 가능성도 낮다. 의료기관 감염관리가 예전보다 철저해졌다 해도 감염 가능성이 0%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분만은 복강이나 자궁이 외부로 노출될 걱정이 없어 안심해도 된다. 과다 출혈과 장협착, 마취에 따른 합병증, 배변기능 약화, 요로감염 위험성도 낮다.

 자연분만은 또한 태아에게도 좋다. 아이는 좁은 산도를 통과하며 양수와 분비물을 토할  뿐 아니라 변화하는 기압에 적응하는 능력이 생겨 출산과 동시에 폐로 활발하게 호흡할 수 있다. 임산부가 '자연분만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의사가 얼마만큼 자연분만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설명하는지가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제왕절개는 자연분만이 불가능할 때 선택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응급시스템을 갖춘 병원이라면 언제든 수술이 가능하므로 우선 자연분만을 유도 한다.

# 임산부·태아 위급상황땐 제왕절개
자연분만이 좋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왕절개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보장해주는 만큼 분명 없어서는 안 될 출산법이다. 초산 제왕절개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임신 증가 때문이다. 결혼이 늦어짐에 따라 초산 연령도 높아지는 사회적 변화로 인해 35세 이상의 임산부가 늘었다. 초산 연령이 20대에서 30∼40대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위험임신은 일반 임신에 비해 기형아 출산율 가능성이 크고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를 고려할 때가 더 많다.

 때때로 임산부에게 당뇨와 고혈압과 같은 질환이 있거나 태아의 위치가 거꾸로인 경우 필요하다. 세쌍둥이 이상일 때도 임산부의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고려한다. 진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태아 머리와 임산부 골반이 맞지 않는 '아두 골반 불균형'이 예상될 때도 제왕절개술을 권유한다. 처음부터 제왕절개를 선택하면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 분만통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극심한데 제왕절개는 이러한 점에서 매력을 갖는다.

 임산부의 골반에 이상이 있거나 태반의 조기 분리, 태아의 위치 이상으로 인한 난산, 출산 중 태아 심박동 이상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도 출산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임산부도 적지 않다. 또 의료기술이 발달되면서 절개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커다란 절개 자국이 남았지만 요즘은 미용상의 문제까지 고려하면서 비키니 라인 안쪽으로 절개할 뿐 아니라 후유증도 줄고 회복속도도 빨라졌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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